현재 화폐는 한국은행 같은 중앙은행이 발행합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처음부터 화폐를 독점적으로 발행한 것은 아닙니다. 금속 화폐 시절에는 상인 등 시장 참여자들이 주화 주조업자를 통해 주화를 제작해 사용했죠. 이후 발행된 화폐의 액면 가치에서 금속이나 종이, 잉크 등 화폐 제조 비용을 제외한 실질적인 이익인 ‘화폐주조차익’을 독차지하기 위해 국가가 화폐 주조권을 독점하게 됩니다. 국가에서 만든 화폐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죠.
물론 정부가 화폐를 발행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생긴 적도 있었습니다. 정부가 화폐를 과도하게 제작·유통해 화폐 가치가 급락한 경우죠.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에서는 돈이 시중에 지나치게 풀려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났고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 때 아무도 화폐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화폐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이죠.
화폐 발권과 관련, 중앙은행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최종대부자 기능입니다. 예금 증서를 발행하는 민간 금융회사의 파산이 이어져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지는 경우입니다. 중앙은행은 금융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화폐 발권력을 동원, 금융시장에 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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