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회사 순익 절반 챙긴다…한수원 등 6곳서 배당금 4121억 받아

입력 2013-04-01 17:08   수정 2013-04-02 04:10

자회사 '벙어리 냉가슴'…"설비투자 줄일수 밖에"
"한전 올 1조8000억 흑자"



한국전력공사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가 지난해 거둬들인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금으로 받게 됐다. 지난해 70%를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고배당이다.

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발전 자회사 6개사는 최근 결산 주주총회를 열고 작년에 발생한 순이익의 50%를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별 배당금액은 △한수원 631억원 △남동발전 896억원 △남부발전 517억원 △동서발전 823억원 △서부발전 592억원 △중부발전 662억원 등 총 4121억원이다.

한전 관계자는 “발전 자회사와 사전 협의를 통해 배당 비율을 결정한 것”이라며 “모회사인 한전이 지난해 3조16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자회사들과 함께 손실을 분담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배당성향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한전 자회사들이 2010년까지 순이익의 20~30%를 배당한 점을 감안하면 50%도 고배당이다. 이로써 한전 자회사들은 최근 2년간 1조1000억여원의 배당금을 한전에 지급하게 됐다.

증권사들은 지난 3년간 6조660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과 원·달러 환율 하락, 국제 석탄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올해 1조80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2011년 8월 4.9%, 2011년 12월 4.5%, 지난해 8월 4.9%씩 잇따라 전기요금을 올린 데 이어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평균 4.0% 인상한 바 있다. 1년5개월간 총 네 차례에 걸쳐 인상폭이 19.6%에 달했다.

2년 연속 고배당에 따른 자회사들의 불만도 작지 않다. 흑자 전환이 확실한데도 너무 많은 배당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성 강화를 위한 시설투자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 발전 자회사 관계자는 “배당을 많이 하게 되면 그만큼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100% 자회사여서 모회사 요구대로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지금처럼 일괄적으로 배당성향이 결정되면 자회사들의 여건에 따라 차별화된 미래 전략을 펼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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