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국민MC' 박상규 씨 별세

입력 2013-04-01 17:09   수정 2013-04-01 23:42

'조약돌' '나는 여자예요' 가수 출신…'싱글벙글쇼' 등 예능 진행으로 인기


‘조약돌’ ‘나는 여자예요’ 등의 노래를 부른 가수 겸 진행자 박상규 씨가 별세했다. 향년 71세.

10여년 넘게 뇌졸중으로 투병하던 박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뇌졸중 재발로 세상을 떠났다.

1942년 인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5년 KBS 1기 전속 가수로 데뷔했다. 1년간 KBS에서 활동한 뒤 1966년 가수 김상국의 제의로 가수 장우와 함께 ‘송아지 코멧츠’를 결성해 활동했다.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는 순회공연단 ‘뻐꾸기 단체’에 합류해 통기타 반주에 맞춰 개그송을 주로 불렀다. 이듬해 김상국이 빠진 뒤로는 국내 첫 남성 듀엣인 ‘코코 브라더스’를 만들었다. 따로 앨범은 내지 않고 라틴·웨스턴 계열 음악을 번안해 불렀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원조 국민 MC’인 셈이다. 라디오 ‘싱글벙글 쇼’를 비롯해 ‘토요일 토요일 밤에’ ‘일요일 밤의 대행진’ ‘이 밤을 즐겁게’ ‘특선 애창곡’ ‘12시! 올스타쇼’ 등의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4년에는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공로상을 받았다.

영화 ‘지구를 멈춰라’(1974)와 ‘방황하는 별들’(1986)에서 주연을 맡아 배우로도 활동했다. 1990년대 이후 뇌졸중으로 방송계와 인연을 끊고 투병했으며 2010년 9월에는 한 아침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2000년, 2008년 두 차례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태진아 대한가수협회장은 “고인이 평소 약주를 즐겨서 걱정했는데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늘 유쾌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선배와 후배 가수들의 중간 역할도 잘 해줬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영애 씨와 아들 종희, 종혁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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