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아이언맨’으로 변신했다. 1일 서울 을지로 본사 로비에서 열린 착용로봇(wearable robot) 시연회에서다.
대우조선 중앙연구소는 이날 전기식과 유압식 등 2종의 입는 로봇을 선보였다. 옷처럼 몸에 착용하고 동작 의도에 따라 근력을 증폭해 작업능력을 더해주는 로봇이다. 착용자의 무릎 등에 부착된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활동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30㎏ 안팎의 로봇 무게에 최대 30㎏의 물체를 들더라도 작업자가 느끼는 총 중량은 5㎏ 정도”라며 “해양플랜트에 설치되는 수십㎏짜리 배관을 옮기거나 12㎏짜리 랜치로 볼트를 조일 때도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거나 설치하는 작업이 많은 조선소 현장에서 착용로봇을 본격 도입하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복작업이 많은 조선소 작업의 특성상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한양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KAIST 등과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해 시제품을 내놨다. 현재 30㎏ 정도인 작업중량을 내년까지 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작 단가는 대당 5000만원 안팎.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엄항섭 중앙기술연구소장(전무)은 “현장의 필요에 맞게 두 사람이 최대 100㎏을 들 수 있는 입는 로봇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심해저와 고공 등 험지 작업에 맞는 로봇도 개발할 예정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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