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국물 강세'에 농심, 부동의 1위
오뚜기, 10년 만에 삼양식품 제쳐
올해 1분기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업체 3인방의 희비가 엇갈렸다. 라면시장 판도가 '하얀국물'에서 '빨간국물'로 바뀌면서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7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대표 하얀국물 라면 '나가사끼짬뽕'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10년 만에 점유율 2위 자리를 오뚜기에 내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했다.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올 1월 69.1%에서 2월 69.8%로 상승했다(시장조사기관 AC닐슨).
농심의 강세는 불황 등의 영향으로 전통 빨간국물 라면이 다시 부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2월 라면 판매순위 톱10 중 9개 제품이 빨간국물 라면이었다. 신라면 안성탕면 등 대표 빨간국물 라면을 보유한 농심의 점유율은 70% 선까지 올라갔다.
앞서 농심의 점유율은 2011년 8월 하얀국물 라면 꼬꼬면이 출시된 이후 조금씩 감소하다 나가사끼짬뽕과 기스면이 가세하면서 같은 해 12월 59.5%까지 내려앉은 바 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농심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최근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조리법이 소개되면서 해당 상품 매출이 30% 가량 뛰었다. 방송 전후 일주일간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은 대형마트 3사에서 각각 5억3000만 원에서 7억 원으로, 3억 원에서 3억8000만 원으로 늘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짜파구리 판매액이 증가하고 신라면블랙 등 프리미엄 라면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농심의 3월 라면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라면시장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오뚜기는 지난해 10월 10년 만에 삼양식품을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11월 삼양식품에 다시 자리를 내줬지만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 2위를 유지했다. 오뚜기는 2월 점유율 12.3%를 기록해 삼양식품(11.4%)을 0.9%포인트 앞섰다(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4사 기준).
오뚜기는 참깨라면의 인기가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참깨라면은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1년도 채 안 돼 100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 대학생 대상 용기면 선호도 조사에서 신라면, 육개장에 이어 인기 순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참깨라면의 인기와 진라면의 꾸준한 판매가 점유율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며 "아직까진 삼양식품과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아 6개월 정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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