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영화 극장서만? 난 안방서 본다…1만원 VOD로 온가족 보면 영화관보다 싸네

입력 2013-04-02 16:59   수정 2013-04-02 22:28

극장과 동시에 VOD 출시
TV화면 커지면서 인기
모바일 기기로 즐기기도




지난달 7일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제로 다크 서티’는 인터넷TV(IPTV)인 ‘유플러스tv G’에서도 상영 중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가격이 무려 1만원이다. 극장 영화표(8000~9000원)보다 비싸다.

이 돈을 내고 누가 비디오로 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최근 들어 1만원짜리 주문형비디오(VOD)를 보는 사람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IPTV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영화 VOD 시장 급증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IPTV나 디지털케이블, 온라인 등을 통해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09년 888억원이던 영화 VOD(지상파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제외) 매출은 지난해 2158억원으로 연평균 34% 성장했다.

특히 IPTV의 성장이 눈부시다. 2009년 262억원이던 영화 VOD 매출은 지난해 1310억원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면서 VOD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블TV 업계에서도 영화 VOD 매출이 늘었다. 케이블TV 업계에 VOD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홈초이스 매출은 2009년 103억원에서 지난해 630억원으로 급증했다.

케이블TV 업계 선두인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디지털케이블TV ‘헬로TV’의 가입자당 VOD 구매량이 2010년 초에 비해 2.3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IPTV 1위 업체인 KT 관계자는 “처음에는 비싼 극장 동시상영 영화를 누가 보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았다”며 “하지만 극장 동시상영 영화 구매 건수는 2011년 570배 폭증했고 지난해에도 8배 늘었다”고 말했다. 극장 동시상영 VOD 매출은 회사의 영업전략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밝히지는 않았으나 1만원이라는 가격에 대한 저항감은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시장 성장의 세 가지 요인

극장 영화표보다 비싼 VOD를 사람들이 즐겨보기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빠른 작품 출시다. 예전에는 극장에서 영화 상영이 끝난 뒤 비디오가 나왔지만 요즘은 거의 동시에 나온다. 영화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영화를 1만원만 내면 가족이 다 볼 수 있으니까 오히려 싸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TV 화면이 커지고 화질이 좋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케이블TV나 IPTV는 최근 화질 높이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헬로비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초고화질(UHD) TV를 개발, 올해 초부터 서울 목동에서 시험방송 중이다. UHD TV 해상도는 3840×2160으로 HD TV에 비해 4~16배 선명하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12일부터 기존 유료방송이 제공하는 HD 방송보다 화질이 두 배가량 선명한 풀HD급 방송을 시작했다.

세 번째 요인은 롱텀에볼루션(LTE)망 도입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영상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VOD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여러 기기에서 쓸 수 있는 ‘N스크린 서비스’ 티빙 가입자 가운데 PC와 모바일 가입자 비중이 2011년에는 8 대 2였으나 최근 3 대 7로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집에서만 보던 VOD를 야외나 회사 등에서도 볼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는 얘기다.

○저작권 인식도 성숙해져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을 VOD로 보는 사람도 늘고 있다. 편당 700원 안팎의 돈을 내더라도 주말 등 원하는 시간대에 몰아서 보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이 낮아지고 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성숙해졌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불법으로 내려받아 콘텐츠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점차 유료 VOD를 사서 보는 추세”라며 “VOD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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