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한국 방어에 필요한 조치…" 北도발 경고

입력 2013-04-03 16:53   수정 2013-04-04 03:16

워싱턴서 한·미 외무장관회담

"핵 야망 접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라" 촉구
"朴대통령 訪美전 원자력 협정 타결에 희망적"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첫 회담을 연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며 북한의 ‘현명한 선택’을 거듭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언하면서 “미국은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을 강력히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이 있다. 평화의 길을 가는 것”이라며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협상에 들어올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이어 “북한이 유엔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를 준수하는 조처를 하면 미국은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중국도 같은 정책”이라며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에 참여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도 “한반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억제능력 제고가 중요하다”면서도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가동해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외교장관이 한목소리로 북한에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채널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내년 3월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전에 타결될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호혜적이고, 시의적절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케리 장관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희망적’이라는 케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원자력협정 협상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끝내자는 미국 측의 희망과 의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으로선 시기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케리 장관이 내주 방한한 뒤 박노벽 외교부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전담대사가 워싱턴DC를 방문해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와 본격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한·미는 원자력협정을 개정하기 위해 2010년부터 협상을 진행했지만 핵심 사안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원자력의 평화적인 이용이라는 차원에서 사용 후 연료 재처리나 저농축 우라늄 자체 생산에 대한 권리를 협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미국은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이 핵폭탄의 원료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면 동북아 핵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도 반대의 한 이유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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