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미래권력은 어디로…석학 100명 '나침반' 제시한다

입력 2013-04-03 16:54   수정 2013-04-04 03:45

조지 소로스와 한경이 함께하는 INET 홍콩콘퍼런스

4~6일…스티글리츠 교수·빅터 펑 회장 등 참가
아시아의 성장·유로화의 미래 등 입체적 분석



‘투자의 천재’ ‘헤지펀드 대부’로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론 ‘피도 눈물도 없는 환투기꾼’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83).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한 뒤 갑작스럽게 5000만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사재를 출연해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를 설립했다. 경제를 움직이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대충격’이 가해진 만큼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새로운 시각으로 경제와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NET가 4일부터 6일까지 홍콩에서 ‘경제 권력 위병의 교대식(Changing of the Guard)’이란 주제로 국제 학술콘퍼런스를 연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번 포럼에는 한국경제신문과 미국의 CNBC, 중국의 차이나비즈니스뉴스가 미디어파트너로 참여한다. 한국경제신문은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100여명의 석학과 유명 기업인의 토론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금융안정과 불평등 해법 제시

소로스 회장은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란 저서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생의 영국 철학자 카를 포퍼의 제자다. 스승의 철학을 따라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 독재사회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고 투자를 결정했다. 본인 스스로도 단순히 투자로 고수익을 얻는 것보다 ‘인간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과거에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근본적인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콘퍼런스도 소로스 회장의 이 같은 철학이 오롯이 녹아있다는 평이다. 금융안정과 불평등, 혁신, 지속가능성, 정치경제학, 경제사, 경제사상사 등을 주요 연구과제로 삼아 ‘사회를 위한 보다 개선된 지표를 제시하는 경제학’을 만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포럼 참가자들은 경제학, 경영학, 산업공학과 문화, 예술, 철학 분야 등 석학 100여명이 망라됐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실물과 각 이론 분야의 최고 권위자들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세계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모색하고 나선 셈이다. 이들은 △아시아의 성장 △거시경제 정책과 경제적 안정 △위안화와 아시아 금융의 미래 △유로화의 미래 △글로벌 불평등의 원인과 결과 △발전이란 무엇인가 △욕망이론과 역동성 같은 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근본 토대가 바뀌는 세계의 모습을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세계 최고 석학 100여명 참가

소로스 회장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와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 교수가 기조연사와 토론자 등으로 참석한다. 경제대공황 분야 권위자인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대 교수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국제경제 전문가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글로벌 경제 주도권 변화, 패권변화를 역사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것은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몫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위안화의 부상 같은 현안은 유럽의 유명 싱크탱크인 벨기에 연구단체 브뤼겔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장 피사니 페리 소장과 아담 포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 등이 담당한다.


각국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실력자도 적지 않다. 중국에선 위융딩 전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정치연구소장과 류밍캉 전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자리를 함께한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교사’로 불렸던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도 참여한다. 마리 엘카 페인구스투 인도네시아 관광·창의경제부 장관과 아데어 로드 터너 전 영국 금융감독청(FSA) 청장, 윌리엄 화이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개발검토위 의장, 세티 악타르 이지즈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총재도 토론자로 합류했다. 경영인으로는 세계 최대 아웃소싱업체이자 의류업체인 리앤펑그룹의 빅터 펑 회장과 에드워드 정 인텔렉추얼벤처스 창업자 등이 있다.

INET 관계자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될 다양한 토론과 경제적 아이디어들이 아시아와 세계경제의 통합과 발전을 비롯해 미래 글로벌 경제시스템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김동욱/강영연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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