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TX조선에 5000억 지원 논의…'자율협약' 이번주 내 체결할 듯

입력 2013-04-03 17:06   수정 2013-04-04 04:03

마켓인사이트 4월3일 오전7시12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자율협약을 맺고 상반기 중 5000억원가량을 긴급 수혈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STX조선해양은 오는 9일 107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해 이때까지 자율협약을 체결해야 고비를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3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각 채권금융기관에 오는 5일까지 STX조선과의 자율협약 체결에 대한 서면결의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대상 금융기관은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다. 이들 금융기관이 모두 찬성해야 STX조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을 수 있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체결 후 3개월간 정밀 실사를 벌일 계획이다. STX조선의 계속 및 청산가치를 따져보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가 끝나면 신규 자금 지원 및 감자, 출자전환 규모 등 구체적 정상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STX조선이 상환해야 할 회사채다. 금융기관 대출이나 보증 등은 자율협약을 통해 상환 시기나 규모를 재조정할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산 회사채는 만기가 돌아오면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STX조선이 발행한 회사채는 총 9950억원이다. 이 중 757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

만기가 가장 가까운 것은 9일의 1070억원어치다. 그 전에 자율협약을 체결해야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자율협약에 대한 채권단 동의가 이뤄지면 1070억원어치 회사채 상환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율협약을 맺고 나면 당장 올 상반기에만 4000억원의 자금을 넣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별도로 선박 건조에 필요한 제작금융 비용도 1000억~2000억원가량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올 상반기에만 최소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자율협약 체결을 놓고 주채권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기관들 사이에선 일부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A은행 부행장은 “회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생각해 봐야 겠지만 일시적 유동성 부족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는 제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STX조선과 STX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 단계씩 낮췄다.

STX조선이 대출과 보증,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등 금융권에서 조달한 신용공여액은 총 6조227억원(3월29일 기준)에 이른다. STX그룹 전체로 따지면 15조원 안팎일 것으로 금융권은 추산하고 있다.

장창민/김은정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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