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걸리던 癌수술, 1주일내 끝낸다

입력 2013-04-03 17:09   수정 2013-04-04 02:30

인사이드 Story -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개원…혁신적 진료시스템 도입

"美 MD앤더슨 잡겠다"
환자 1명당 전담의사 5명…720병상 토털케어 서비스

명의들 대거 영입
에릭 랜더 하버드대 교수 등…차세대 의료기술 개발 주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3일 문을 열었다. 암환자를 처음 진료한 후 1주일 이내에 수술한다는 혁신적인 진료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통상 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암수술을 받으려면 검사부터·진료까지 이르면 3~4주, 길게는 2~3개월 이상 걸린다. ‘초스피드’ 암환자 진료시스템이 도입되는 셈이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를 암병원으로 확장, 이날부터 진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초대 암병원장에는 심영목 암센터장이 승진, 임명됐다. 송 병원장은 “2020년에는 세계 최고의 암병원인 미국의 MD앤더슨을 따라 잡겠다”고 공언했다.

○암환자 1명에 전담의사 5명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부지 내에 들어선 삼성암병원은 지상 11층, 지하 8층에 총건축면적 11만㎡(3만3000평) 규모로 ‘낮 병동(통원치료센터)’ 68병상 등 총 720병상을 갖췄다. 또 암종별센터 14개와 암 의학연구소, 통합치유센터, 양성자센터 등 모두 18개의 진단 및 치료센터를 구비했다.

심 원장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위암과 대장·폐암센터 등 각 센터 내 교수들이 함께 모여 환자의 진료방향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다학제 협진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암병원의 치료는 환자가 병원 일정에 맞춰 며칠을 기다렸다가 수차례 병원을 방문해 검사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삼성암병원은 다학제 진료시스템을 통한 당일 검사·치료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일종의 환자중심 원스톱 케어 서비스다.

예컨대 병원을 처음 방문한 폐암 환자의 경우 소화기내과, 소화기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5~7명의 과별 전문의들이 공동으로 대면 진료하고 당일 치료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또 다학제 진료가 끝난 뒤에는 1주일 이내 수술을 포함한 각종 치료를 시작하는 ‘패스트 트랙’이 적용된다.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도 대폭 강화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처음 암병원을 찾은 환자는 ‘1 대 1’ 전담 코디 간호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세계적인 암 명의 대거 포진

삼성암병원은 암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을 영입, 글로벌 암연구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진료 못지않게 암종별 연구를 통한 차세대 의료기술 등을 개발해 내겠다는 의지다.

리처드 클라우스너 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소장이 대표적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암 수술 대가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삼성암병원 전략담당 상임고문을 맡아 향후 병원의 암연구를 총괄하게 된다.

에릭 랜더 하버드대 의대 교수도 영입에 공을 들인 석학이다. 인간유전체 연구 분야의 선두주자로 잘 알려진 랜더 교수는 현재 미국 브로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유전자 변형과 질병의 관계를 연구해 암, 당뇨병, 염증성질환 등에 적용되는 유전체학의 새로운 실험기법을 개발했다. 그 공로로 최근 수년간 노벨상 후보에 계속 거명되는 인물이다. 2008년에는 오바마 정부의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면역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윌리엄 한 하버드대 의대 교수도 삼성암병원에 둥지를 틀게 됐다.

심 원장은 “윌리엄 한 교수는 하버드대 의대와 삼성암병원을 오가며 암 발생과 전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삼성암병원은 생명정보학을 신설해 정신호 듀크대 교수, 피터 박 하버드대 의대 교수, 엘리시오 구엘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과 함께 암 치료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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