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하얀색 샤페이 180만 원에 부탁드려요."
요즘 서울 퇴계로 '애견거리'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이완견은 허스키와 하얀색 포메라니안이다. 이런 대형견과 희귀견은 혈통과 무늬에 따라 최저 150만 원에서 최고 1000만 원을 호가한다.
3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현재 애견거리에서 동물판매업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인 매장은 11개다. 한창 때에 비해 매장 수가 3분의 1로 줄었다. 애완견 업종은 불황이지만 제일 잘 나가는 개는 의외로 '비싼 개'들이다.
호황일 때는 하루에 수십 마리씩 분양했다던 한 애견가게의 사장 하모 씨(49)는 애견산업을 '있는 집' 소비자들에 의존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경기가 좋을 때는 손님들이 30만~40만 원 정도하는 시츄, 푸들, 말티즈 같은 종류를 많이 사가지만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오히려 대형견이나 희귀종들에 대한 문의가 많다" 며 "불황엔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나 개를 사가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간 정도 사는 사람들(중산층)이 상대적으로 저가이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요크셔테리어나 시츄를 많이 사갔는데 요새는 뚝 끊겼다" 며 "그 사람들도 먹고 살기 바빠 개 키울 여력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애견문화에 깃든 반려의 개념도 고가의 개가 잘 팔리는 데 한 몫하고 있다.
또 다른 애견가게 사장 장모 씨(38)는 "요새는 창 밖에서 강아지를 구경하다가 이뻐서 충동 구매해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며 "전에는 강아지들을 장난감처럼 데리고 놀았지만 요즘은 애완동물을 동반자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꼭 사고 싶은 개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고객들이 직접 종과 무늬, 가격을 지정하는 것이 요즘 거래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3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매장에서도 고객들이 희귀종인 하얀색 샤페이나 포메라니안을 놓고 가격 흥정을 하고 있었다.
장 사장은 "전시해 놓은 강아지들은 가장 대중적인 종들이지만 예전에나 잘 나가던 것들" 이라며 "요즘은 고객들이 직접 키우고 싶은 종의 사진, 무늬, 가격들을 미리 정해서 오기 때문에 분양소나 경매소에 가서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싼 개가 잘 팔리면서 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애견용품들도 덩달아 잘 나가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고가(20만 원 이상) 애견용품 매출은 전년에 비해 100% 이상 증가했다. 일반 사료보다 가격이 3배 정도 비싼 유기농 사료는 같은 기간 매출이 약 30배 늘었다. 애견 수제간식도 80% 뛰었다.
개 전용 런닝머신(개링머신), 애견 전용 선글라스(도글라스), 애견 전용 유모차와 아이스크림 등 이색 상품들의 매출도 1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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