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뮤직 흑자전환 비결은?

입력 2013-04-04 16:44   수정 2013-04-04 21:45

신곡보다 기존곡 활용


인터넷 음악유통업계에도 최신 음악이 매출의 80%, 기존 음악이 20%를 차지하는 파레토법칙이 적용돼 왔다. 그런데 ‘하위 80%가 상위 20%보다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는 역(易)파레토법칙, 즉 롱테일법칙에 근거한 마케팅으로 성과를 거둔 음악유통사가 등장했다. KT뮤직이 주인공이다. 그동안 방치해 온 기존 음악을 적극 판매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1년 312억원에서 지난해 3% 감소한 302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억원 적자에서 6억50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감소는 스마트폰 확산으로 벨소리 서비스가 위축됐기 때문. 흑자 전환의 일등 공신은 롱테일 전략이었다.

KT뮤직은 기존 곡을 활용한 ‘오늘의 선곡’과 ‘공개앨범 마켓’ 메뉴를 인터넷사이트에 잘 보이도록 배치해 최신곡처럼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오늘의 선곡’ 메뉴는 7인의 전문 DJ가 계절, 날씨, 분위기 등 트렌드에 맞는 음악을 매일 선곡해 0시에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내놓는다. 지난해 1월 이 코너를 개설한 후 1년 만에 조회 수가 6배 늘었다. DJ별로 인기도 달라 7만건에 달하는 조회 수를 자랑하는 DJ도 있다. 현재 이 코너를 매일 이용하는 소비자는 4000명 정도다.

‘공개앨범 마켓’은 소비자가 만든 컴필레이션 앨범을 다른 사용자가 듣고 음원을 다운로드할 경우 적립금을 쌓아주는 코너. 사이버머니가 5만점 쌓이면 현금 5만원을 돌려주는 마케팅으로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코너에서 유통된 앨범 수는 30만개. 이 코너에는 500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체 페이지뷰의 5%를 차지하고 있다.

화면이 좁은 스마트폰에서도 이 메뉴들이 잘 보이도록 배치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두 코너는 최신곡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30세 이상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이 최신곡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이상헌 마케팅팀장은 “기존 곡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늘리고 매출 증대에도 기여했다”며 “조만간 음악사이트들에 롱테일 전략이 새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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