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보다 반도체 쇼티지 무서워"
웨이퍼 투입해 반도체 출하기간 40일→ 20일 획기적 단축 나서
머리 위 레일로 OHT(overhead transport·다음 공정으로 웨어퍼를 옮겨주는 장치)가 윙윙대며 빠른 속도로 웨이퍼를 실어 날랐다. 모니터에 표시된 공정별 작업 목표치와 오늘 달성치, 수율 등은 수시로 바뀌었다. 장비마다 두 명의 오퍼레이터가 짝지어 붙어 작업 상황을 끊임없이 점검했다. 공정 사이를 오가는 엔지니어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가동률 100%로 24시간 가동 중입니다.”
충북 청주시 향정동 SK하이닉스 청주3공장 M11라인에서 근무하는 엄일석 파트장의 말이다. 4일 기자가 찾은 이 공장은 메모리 반도체 값이 급등하면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웨이퍼 기준 월 15만장의 반도체를 만드는 이곳은 M11, M12 등 생산라인 2개를 갖추고 있다. 라인 하나의 면적이 길이 240m, 폭 90m로 축구장 세 배에 이른다. 4층 M11라인을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M12라인에 내리자 빈 공간에 박막증착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4월 반도체 값이 급락하자 30%의 면적만 장비로 채운 뒤 가동에 들어간 M12라인은 현재 절반가량이 채워져 있다. 하반기부터 16나노급 낸드를 생산하기 위해 일부 장비 교체작업이 진행 중이다. 20나노급 낸드를 주로 생산 중인 이곳에서 16나노 제품을 만들면 칩 크기가 작아지면서 한 장의 웨이퍼에서 나오는 칩 수가 30%가량 늘어나게 된다.
“공장은 반도체 수급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데 지난 1분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여러 스마트폰을 포함해 신제품이 나오면서 공급하는 대로 팔렸죠. 신제품 출시 상황을 봤을 때 하반기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이상선 청주공장장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 해외영업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북한 리스크가 생기면 해외 바이어들이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취소 사례 없이 바이어 미팅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다”며 “‘북핵보다 반도체 쇼티지가 더 무섭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인 DDR3 2Gb(기가비트)의 고정 거래가는 지난해 12월 개당 0.81달러에서 지난달 말 1.31달러로 석 달 만에 61.7% 급등했다. 32Gb 낸드 고정 거래가도 지난달 말 개당 2.88달러로 올 들어 19.8% 상승했다. 지난해 저점이던 6월 말 2.12달러와 비교하면 35.8% 올랐다.
지난해 PC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값이 급락하자 메모리 업계가 생산라인을 대부분 모바일용으로 전환한 데 따른 효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생산량의 90%가 모바일 D램과 낸드다. PC용 공급이 지나치게 줄다 보니 D램 값이 급등하고 있다.
애플 삼성 양강이 주도해온 스마트폰 시장에 LG 소니 ZTE 등이 본격 가세하며 모바일용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스마트폰의 종류도 많아졌을 뿐 아니라 작년에 나온 스마트폰에 낸드 16GB(기가바이트), 32GB 제품이 탑재됐다면 올해는 64GB가 들어간다. 이 공장장은 “현재 메모리 업계에 생산설비를 추가할 공간이 남아 있는 곳은 우리 외엔 없다”며 “생산 칩수를 늘리려면 미세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방법밖에 없으며 그런 차원에서 올해 공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6나노 전환과 함께 집중하는 것은 턴어라운드타임(TAT) 줄이기다. 웨어퍼를 투입해 반도체로 나오기까지 시간을 TAT라고 하는데 통상 30~40일 걸린다. 이를 20일대로 줄이기로 했다. 이 공장장은 “납기를 당겨달라는 고객 요청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2008년 M11라인에 이어 작년 M12라인이 완공되며 청주공장 직원도 7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M12라인 가동을 앞두고 2011년 말부터 2012년까지 1000명가량을 뽑았다. 이들은 4개조로 편성돼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
청주=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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