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잊어버린 거울을 찾아서

입력 2013-04-04 17:11   수정 2013-04-05 01:36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최초의 거울은 손바닥만 했다. 얼굴만 비출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 사람의 진면목은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면보다는 외면이, 사람의 인격보다는 사회적 지위와 부가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얼굴보다는 몸치장에 더 열을 올렸고 화려한 비단 옷과 휘황찬란한 보석을 비춰 줄 더 큰 거울을 원했다. 상체를 비추는 거울이 등장한 이유다.

거울의 대형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욕망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남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해졌다. 전신을 비추는 거울의 등장은 필연이었다.

21세기 벽두. 이제 나 자신의 과시만으로도 부족하다. 사람들은 화려한 내 삶의 무대도 뽐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세계적인 설치 작가 아니시 카푸어는 그 점을 간파했던 걸까. 그는 도시의 건물과 그곳의 소비대중을 비추는 거대한 스테인리스 거울을 만들었다. ‘스카이 미러’라고 명명된 이 거울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충족시켜주지만 동시에 겉만 번드르르한 도시문명의 그늘도 여과 없이 비춘다.

나를 되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 거울이 욕망의 화신이 돼버린 이 기막힌 현실. 작가는 본래의 작은 거울로 되돌아가라고 소리 없이 외치고 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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