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물결 속 대학 덩치 커졌지만 연구·교육 소홀히 하면 경쟁력 없어"
“50~60년 전만 해도 옥스퍼드 학생들에게 한국은 매우 먼 곳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식과 한국 영화를 즐기며 한국 스마트폰으로 이야기합니다. 헤어나기 어려운 매력을 지닌 가수 싸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단 다른 나라의 장점과 가치를 이해해야 진정한 세계화 시대의 교양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앤드루 해밀턴 영국 옥스퍼드대 총장(사진)이 4일 연세대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밀턴 총장은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대학의 번영’이란 주제의 학위 수락연설에서 “세계화 시대에도 연구, 교육, 영향력이라는 대학 본연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며 대학의 국제 협력과 세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옥스퍼드대의 핵심 경쟁력은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온 직원들이 근무하는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와 지역 현안 연구”라며 “옥스퍼드 대학원생 3명 중 2명은 외국 출신일 정도로 옥스퍼드는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밀턴 총장은 세계적인 대학들이 해외 분교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학도 이미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서구 대학들의 해외 분교는 200여개로, 이는 2006년에 비해 세 배 증가한 수”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연구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것, 우수한 학생들을 전문가로 키워내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대학의 기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1942년 개발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까지 병사들의 12~15%를 구한 페니실린을 옥스퍼드대 내에서 호주 독일 영국인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했다는 점과 최근 은하계 진화에 대해 옥스퍼드대와 연세대 연구진이 공동 연구한 것을 대학 기능의 주요 사례로 들었다.
반면 대학들이 세계화로 인한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대학 내실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밀턴 총장은 “국제화가 대학의 힘을 강화할 수 있지만 학내 의사결정권자들이 대학의 연구와 교육 수월성을 높이지 않는다면 대학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9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옥스퍼드대는 아직 해외에 분교를 만드는 것을 조심스러워한다.
2009년 부임한 해밀턴 총장은 옥스퍼드대 역사상 최초의 비(非)옥스퍼드대 출신이다. 총장 부임 이후 대학의 국제화에 초점을 맞춘 교육·연구를 위한 재정 기반을 마련해 세계 대학의 주목을 받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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