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금융거래 명단 유출…유력 정치인 등 수천명 드러나

입력 2013-04-04 20:41   수정 2013-04-05 02:01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금융 거래 기록 수백만 건이 유출되면서 거래자 수천 명의 신상도 공개될 예정이다. 프랑스와 몽골 등에서는 유력 정치인의 거래 내역이 밝혀져 정치 스캔들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조세피난처의 금융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4일 인터넷판을 통해 버진아일랜드를 이용한 주요 인사들의 명단을 일부 공개했다. 가디언이 미국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등과 협력해 입수한 자료다.

주요 인사로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친한 친구로 대선 당시 선거자금을 책임졌던 장 자크 오기에가 있다. 그는 20여년간 재산을 조세피난처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올랑드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고 있다. 몽골에서는 버진아일랜드를 이용한 국회 부의장이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 캐나다 상원의원의 남편도 80만달러 이상을 버진아일랜드에서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두 딸과 필리핀의 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맏딸 등도 이번 명단 공개를 통해 드러났다. 전체 명단과 조사 결과는 이번주 내에 공식 발표된다.

가디언은 “이웃의 눈을 피해 재산을 숨길 방법이 더는 없다고 느낄 정도로 세계 부유층의 재산 관련 비밀 유지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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