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3월 모의고사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4월의 둘째 주이고, 4월 모의고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모두 자신이 준비한 공부계획대로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얼마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작년에 추진했던 수능 영역별로 1% 만점자가 나오게 하겠다는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발표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난이도 조절을 하기 어렵다 보니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된다면 전체 시험은 조금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작년 수능 난이도를 유지하겠다고는 했지만 작년 난이도로 했다가는 변별력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어영역 1등급 커트라인이 98점이었던 것을 상상해 보면 됩니다.
수능이 쉬워지든, 어려워지든 수험생들은 원리 중심으로 착실하게 공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문제풀이에만 급급하지 말고 원리 중심의 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2010학년도 서강대 수시 2차 논술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학생 글의 평가기준은 대학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평가 점수는 제 개인적인 판단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최신 기출 문제를 작성하여 페이지 하단에 있는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그 중에서 한 주에 한 명 혹은 두 명의 글을 채점·첨삭해 드리고 관련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물리적인 여건상 많은 학생의 글을 첨삭해드릴 수 없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2010학년도 서강대 수시 2차 논술
가 모든 사치는 낡아빠지게 되고 유행은 지나가게 된다는 것은 놀라울 것도 없는 교훈이다. 그러나 모든 사치는 타고 남은 재에서부터, 그 실패로부터 되살아난다. 사치는 사실 그 어느 것으로도 메울 수 없는 사회적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며, 이 수준 차이는 매번 변동이 있을 때마다 새로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은 곧 영원한 ‘계급투쟁’이다. 나는 유행의 문제에서는 특권층 사람이 어떤 비용이 들더라도 그들의 추종자들과 구분되기를 원해서 일종의 장애물을 설치하려는 욕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1714년에 파리를 지나가던 한 시칠리아인이 말한 것처럼, “귀족들이 입는 황금빛 옷과 똑같은 옷을 가장 미천한 사람이 입고 있는 것만큼 경멸스러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황금빛 옷’, 또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새로운 독특한 표시를 만들어야지, 그러지 않고 “모든 것이 변해서 남자든 여자든 부르주아의 새로운 옷이 귀족들의 옷과 같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그들은 슬퍼하는 것이다. 모든 증거로 볼 때, 추종자나 모방자의 압력은 이 경주를 끊임없이 부추긴다. -페르낭 브로델
나 소비자의 의식도 소유에서 접속으로 서서히 기울 것이다. 값싼 내구재는 여전히 시장에서 거래되겠지만, 가전제품이라든지 자동차나 집 같은 고가품은 공급자에 의해 소비자에게 단기 대여, 임대, 회원제 같은 다양한 서비스 계약의 형태로 제공될 것이다. …중략… 접속의 시대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몰고 온다. 바다의 신이자 변화무쌍한 모습을 가졌던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처럼 새로운 ‘프로테우스’ 세대의 젊은이들은 전자 상거래와 사이버 스페이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으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중략… 그들이 생각하는 개인적 자유의 의미는 소유권이라든지 남들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능력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대신 상호 관계의 그물망에 포함될 수 있는 권리로서의 의미가 점점 부각될 것이다. …중략… 요즘 아이들은 재산에 기반을 둔 시장 경제의 특징이었던 내 것과 네 것이라는 전투적 관념이 좀 더 상호의존적이며 공존을 지향하는 현실 인식에 자리를 내주는, 네트워크와 연결성의 세계에서 자라고 있다. 이런 세계에서는 경쟁보다는 협조가 중시되고 시스템에 입각한 사고와 합의의 구축이 강조된다. -제러미 리프킨
다 사무직원인 A씨는 요즘 얼마 전에 산 캐논의 420만화소 카메라 익서스40에 푹 빠져 있다. 틈날 때마다 이런저런 기능을 찾아 찍어가며 카메라의 진가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이 카메라는 곧 A씨의 손을 떠날 것이다.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A씨가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는 모두 5대이다. 지난해 초에 니콘 쿨픽스2500 기종을 샀다가 그해 8월에 인터넷 경매로 20만원에 팔았다. 한 달 뒤 그는 삼성 케녹스 디지맥스V4 모델을 35만원에 사 얼마간 써보다 인터넷으로 30만원에 처분했다. 그 다음달에 선택한 것은 코닥의 300만화소대 카메라 DX6340, 400만화소대 카메라 DX6440이었다. 이 가운데 DX6340은 역시 그해 12월 인터넷에 매물로 나갔다.
이쯤에서 눈치 챌 수 있지만, 그는 굉장한 정보기술(IT) 기기 마니아다. 다만 모으는 것이 취미인 ‘컬렉터’들과는 달리 그는 맘에 드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미련 없이 이전 제품을 판다.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들을 ‘IT 메뚜기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의 제품 교체 주기도 빠르면 1주일에서 한두 달 정도로 매우 짧다.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새 제품이나 헌 제품을 가리지 않는다. 최신 제품만을 고집하는 이른바 ‘얼리 어답터’들과는 다르다. …중략… A씨 같은 이들이 나타난 것은 하루가 다르게 성능이 향상된 제품이 나오는 디지털 시대 도래와 더불어 자신이 직접 물건을 팔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겨레신문
<문제> [가]와 [나]의 논지를 요약하고, 여기서 찾아낸 논거를 구체적으로 활용하여 제시문 [다]의 현상을 설명하라. (501~600자)
▧ 위 문제의 학생 답안
제시문 가는 사회적 차이는 사치를 통해 구분되어진다는 것이다. 타인과 다른 새로운 물건을 계속해서 소비하여 타인과 차이를 만들어 계급투쟁을 한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과 경쟁의식을 가지면서 사치는 계속되어지는 것이다.
반면, 제시문 나는 소유가 아닌 접속의 시대에서 생긴 새로운 인간을 탄생시킨다. 상호 의존적이며 네트워크와 연결된 세계에서 사는 인간은 상호보완적이다.
제시문 다는 아이티 기기 매니아에 대한 설명이다. 기기를 자주 교체하며 새로운 것이 맘에 들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공간 인터넷에서 사고 팔고 소비한다. 이런 소비활동이 가상의 공간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이유는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이다.
▧ 평가기준 및 점수
제시문의 출처에도 관심을 가져라!
▧ 해설 및 예시답안
- 분량이 부족한 이유는 “써야 할 것을 쓰지 않았거나,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
위 학생의 글을 보기 전에 분량이 600자인데 학생의 글은 분량이 부족해 보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쓰려고 한 글인데 왜 분량이 이렇게 부족할까요? 이것에 대해 설명하면 이 학생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더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보통 학생들이 글을 썼는데 분량이 부족한 이유는 아주 당연하게도 실제 시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실제 시험이 아니다 보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시험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져서 분량을 채우는 것에 덜 관심이 가게 되지요. 실제로 학생들은 분량을 채우는 것 자체에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락이 결정되는 시험에서는 어렵고 부담이 돼도 어떻게든 답을 채우려고 하지만, 연습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는 모든 학생에게 해당되는 사항이고, 실제 학생들이 열심히 생각해서 쓴 답안의 분량이 부족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써야 할 것을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을 학생들은 전부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지요.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써야할 내용 중 한 개라도 쓰지 않으면 분량 채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됩니다.
두 번째는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제시문을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출제자는 당연히 제시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해 제시문에 대한 언급을 잘 하지 않거나 설명을 많이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수학으로 따지면 답만 쓰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논술은 자신이 어떻게 생각해서 다음과 같은 답을 도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즉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는 시험입니다. 답만 쓰는 수학시험이 아니라 답과 문제 풀이 과정, 식까지 모두 써야 하는 일종의 서술형 평가에 가까운 것입니다.
- 제시문 세 개를 준 이유는 참고하라는 것이 아니라 글에서 모두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학생 글의 분량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입니다. 문제에서는 “제시문 가와 나의 논지를 요약하고 여기서 찾아낸 논거를 구체적으로 활용하여 제시문 다의 현상을 설명”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학생은 이 중 한 가지를 빼 먹고 쓰지 않은 것이지요.
학생의 첫 번째 단락은 제시문 가를 요약한 것이고 두 번째 단락은 제시문 나를 요약한 것이지요. 그리고 마지막 단락이 제시문 다를 설명하려고 쓴 단락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 단락을 살펴보지요.
<제시문 다의 내용 정리>
제시문 다는 아이티 기기 마니아에 대한 설명이다. 기기를 자주 교체하며 새로운 것이 맘에 들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공간 인터넷에서 사고팔고 소비한다.
<제시문 나의 입장에서 다 설명>
이런 소비활동이 가상의 공간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이유는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이다.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다 설명>
????
무엇을 쓰지 않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다를 설명해야 하는 부분을 쓰지 않은 것이지요. 물론 충분한 설명이 아쉽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이 부분은 쓰지 않은 것일까요? 쓰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보통 제시문 나의 접속이라는 말과 제시문 다의 인터넷은 잘 연결되기 때문에 제시문 나를 활용해 제시문 다를 설명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쉬운 요구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다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 상위층과 하위층에 해당하는 각각의 인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치에 해당하는 이야기도 없지요.
이렇게 설명할 것이 잘 보지 않는 경우에는 먼저 이 문제의 주제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주제는 당연하게도 소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사치가 아닌 소비라는 주제로 접근해 본다면 제시문 가의 주장은 상위계층과 중하위계층이 사치품 소비로 차이를 만들어 내거나 같아지려는 욕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에는 다른 사람과 달라지기 위한 욕구의 발현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시문 다에 해당하는 다름이란 A씨와 나머지 그룹이겠지요.
가의 입장에서 다를 설명하는 부분을 쓰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논술 문제 출제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제시문 가와 나의 모두의 입장에서 다를 설명해야 하는지 자체를 몰랐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제시문을 굳이 세 개나 준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동시에 논술 문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든, 두 번째 이유든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큰 감점 사유랍니다. 부분 점수를 주고 싶어도 해당 부분이 없으니 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학생의 글이 100점 만점 중에 고작 42점밖에는 받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 제시문의 출처에도 관심을 가져라!
또한 이 학생은 제시문 가에 비해 제시문 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보입니다. 제시문 나 역시 소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학생의 글에는 제시문 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시문 나는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소비의 개념이 접속으로 바뀐다는 것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시문 나의 주장이 무엇인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시문의 출처가 “소유의 종말”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는 지금까지 소유하기 위해 소비하는 개념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제시문에서 출처를 주는 경우는 출처도 관심있게 봐야 합니다. 제시문에 대한 많은 정보와 힌트를 주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본문만 관심있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계속해서 반복하겠습니다. 결국 좋은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논술 공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체계적이고 잘 정리된 논술 수업을 들을 것. 그리고 많은 글을 써 볼 것. 마지막으로 자신이 쓴 글을 반드시 첨삭받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부터라도 논술 공부를 시작하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강사 예시답안
제시문 가는 소비는 사회적 수준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타인과 차별화된 소비를 통해 타인과 차이를 만들고 이는 계층적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상위계층은 중하위계층과 달라지기 위해 사치품을 소비하게 되고 중하위계층은 상위계층과 같아지기 위해 사치품을 따라서 소비하게 된다. 따라서 끊임없이 새로운 사치와 유행이 계속될 것이라 저자는 주장하는 것이다.
시문 나에서는 소비의 개념이 소유에서 접속으로 변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소비를 통한 배타적 소유의 의미는 퇴색하고 타인과의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접속의 관계 변화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네트워크 중심의 시대에 따른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는 경쟁적이 아닌 협조가 중시된다.
(다)는 아이티 기기 매니아의 소비 형태에 대한 설명이다. 소비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제품의 교체주기가 빠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 시스템에서의 상호 의존적이며 협조적인 관계가 형성되었기에 가능하다. 또한 빠른 교체주기는 빠른 아이티 기기 사용의 전문성을 통해 컬렉터와 같은 소유 중심의 계층과는 다른 타인과의 차이를 만들고 차별성이 획득됨을 의미한다.
강현정 S논술 대표강사 basekanggun@naver.com
▶[핫이슈] 급등주 자동 검색기 등장
▶[한경 스타워즈] 대회 한 달만에 전체 수익 1억원 돌파! 비결은?
▶ 임창정 "아내한테 무릎 꿇고 빌어" 폭탄 발언
▶ '외출하고 돌아온 아내의 속옷 검사를…' 경악
▶ "아이돌 女가수 성접대 가격은…" 폭탄 고백
▶ 배우 김형자 "곗돈 20억 사기 친 가수는…"
▶ 박시후 고소한 A양, 연예인 지망생 이라더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