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실적] "비수기는 없다" 영업익 8.7조…애플 충당금 빼면 사상최대

입력 2013-04-05 16:46   수정 2013-04-06 05:16

영업이익률 16%대 첫 돌파
스마트폰 출하량 7000만대…시장점유율 34% 부동의 1위




삼성전자가 비수기 통념을 깼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실적 저조기로 통하는 1분기에 사실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분기만 두고 보면 2년 만에 영업이익 규모를 세 배로 늘렸다. “우리도 많이 놀랐다. 그야말로 깜짝실적이다”(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영업이익률 신기록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8%, 영업이익은 52.9% 각각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작년 4분기(매출 56조600억원, 영업이익 8조8400억원)에 비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2%와 1.6% 줄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법원이 결정한 애플과의 특허소송 1심 배상액을 판매·관리비에 일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새너제이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지난달 1일 삼성전자가 애플에 물어줘야 할 배상액이 최대 5억9950만달러(약 6500억원)라고 판결했다. 작년 8월 배심원단 평결 때보다 4억5050만달러 줄어든 금액이다. 고 판사는 삼성이 침해했다고 제소당한 23개 특허 중 9개만 인정하고, 나머지 14개 특허는 새 재판을 통해 살펴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우선 6500억원가량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애플과의 특허소송 관련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면, 작년 4분기를 능가하는 9조원 이상의 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2조8000억원이었던 2011년 1분기와 비교하면 2년 만에 이익 규모가 세 배로 증가한 셈이다. 영업이익률 면에서도 신기록을 작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16.7%로 처음 16%대를 넘어섰다. 종전 최고치는 작년 4분기에 기록한 15.8%였다.

◆일등공신은 휴대폰

삼성전자는 1분기에 신제품 하나 없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을 최대 7000만대로 집계했다.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 수준인 34%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애플은 삼성전자 절반 수준인 3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 것으로 분석했다. 이세철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해외에서만 선보인 갤럭시S미니 판매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부터 보급형 시장까지 삼성이 모두 장악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의 IT모바일(IM)사업 부문이 1분기에 6조2000억~6조30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 삼성의 부품(DS) 부문 실적도 좋아진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의 주문이 늘어나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매출의 30~40%를 내부 거래에서 거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1조1000억~1조2000억원, 디스플레이는 9000억~1조원, TV 및 가전은 5000억원대 이익을 각각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선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애플과 인텔 등 다른 IT 업체들은 1분기에 모두 이익이 감소했다”며 “좋지 않은 업황을 거의 유일하게 뛰어넘었다는 게 삼성전자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정인설/정성택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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