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 "늦어지면 대책 효과 반감…시장 불안"
정부가 내놓은 ‘4·1 부동산대책’에 대해 여야 정치권의 입장(당론)이 구체화되면서 부동산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합의 과정에 발목이 잡히면서 주택거래 활성화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대책의 핵심 조항인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부분’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 수정안에 시큰둥하다. 업계에서는 “정부 대책의 목적은 한시적 감세조치를 통해 ‘극심한 거래부진’을 풀어보자는 것인데, 이것이 흔들리는 수정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야, 부동산 대책 합의 진통 예고
민주당 부동산대책 태스크포스(TF)는 5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 요건(6억원 이하 및 전용 85㎡ 이하)을 ‘3억원 이하에 면적요건 삭제’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관련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는 취득세를 영구 면제해 주고, 지방재정을 보완하기 위해 지방소비세 등 일부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내용도 법 개정에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또 1가구1주택자(한시적 2주택 포함)가 보유한 주택을 살 때 양도세가 면제되는 주택(9억원 이하 및 전용 85㎡ 이하)에 대해서도 ‘면적기준 삭제, 가격기준 6억원 이하’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취득세와 양도세 모두 면적 기준을 없애고 금액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은 지방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안이 서울 강남 부자들에게 혜택이 집중돼 있는 반면 민주당은 서민층에게 혜택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대책은 안전성 문제에 대한 대책과 함께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대행은 “취득세 기준을 3억원 이하로 낮추면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상당수 주택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양도세 기준도 9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내리면 정작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크게 훼손된다”고 반대했다.
○정치권에 발목 잡히나
여야 정치권의 시각차가 커지자 부동산업계는 모처럼 조성된 ‘시장 정상화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취득세 감면이 조세제도 개편으로 연결되면 대책 시행에 하세월이 걸릴 것”이라며 “종합대책의 취지를 흔들지 않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개업계 외 분양시장의 불안감은 훨씬 크다. 입법과정이 지연되면 거래공백이 심화될 수 있어서다. 서울 행당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개업소를 둘러보면 시장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만 잔뜩 부풀려놓은 상황에서 대책 실행이 늦어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도 “지금 시장이 ‘거래 절벽’에 있다는 것은 정치권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실행 시기가 늦어질수록 대책 효과는 반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수/허란/김재후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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