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북한은 조건 없는 북·미 회담을 원한다. 게다가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길 바라고 있다. 미국은 자칫 북한의 위협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줄까봐 대화 재개에 신중을 기할 게 분명하다.
최근 한국 언론들은 “달러 한 푼이 아쉬운 북한이 개성공단까지 건드리진 못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북한은 자신의 존엄성을 훼손했다며 남한 사람들의 개성공단 가는 길을 막았다. 이처럼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 여론은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여서인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아니다. 미국의 여론도 북한의 미국 본토 미사일 공격 협박에 동요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똑같은 음악소리가 이번에 더 크게 들릴 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런 반응이 북한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젊은 김정은이 충동적으로 전쟁을 선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설사 전면전은 아니라 해도 북한이 잠수함 등을 이용한 해상 공격, 사이버 테러, 한국 고위 인사에 대한 암살 시도,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전면전이 발발하더라도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한·미 연합군의 승리로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 특히 접경지에 위치한 수도 서울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도 최근 각종 첨단무기를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과의 단독회담을 원하는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정권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김정은도 너 죽고 나 죽는 전쟁보다는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정은이 전쟁 게임을 즉시 중단하지 않으면 오히려 북한만 국제 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북한이 이른 시일 내 양자회담을 갖고 지금의 긴장 국면을 타개하기를 기대한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한국경제신문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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