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첫승 '괴물본색'…메이저리그 피츠버그전 2실점…2경기 연속 호투

입력 2013-04-08 17:02   수정 2013-04-09 00:35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한 ‘괴물’ 투수의 위력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MLB 데뷔 후 두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역사적인 첫승을 올리며 기염을 토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장해 6⅓이닝 동안 3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고 2실점으로 막았다.

다저스가 4-2로 리드한 가운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7회 1사 후 로널드 벨리사리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점을 추가한 다저스는 더이상 실점을 하지 않으며 6-2로 이겨 류현진의 MLB 첫승을 완성했다.

류현진의 이번 승리는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MLB에 진출한 투수로서 메이저 첫승이라는 의미가 있다. MLB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인 투수는 1996년 박찬호(당시 다저스) 등 8명이 있었지만 모두 일본프로야구를 거쳤거나 한국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았고 MLB로 직행했다.

류현진은 MLB 데뷔 이후 최단기간(2경기)에 승리를 따낸 한국 선수가 됐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승’을 올린 것은 2009년 5월13일 박찬호(필라델피아)가 다저스와 대결에서 승리투수가 된 지 약 3년11개월 만이다.

류현진은 두번째 선발 등판에서 초반에 불안하게 시작했다. 공이 계속해서 높게 뜨면서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안타를 맞은 뒤 앤드루 맥커친에게 메이저리그 첫 홈런까지 허용하며 2실점했다. 이후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긴 다저스는 타선이 1회말 3안타를 터트리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2회에는 두 번이나 스리 볼에 몰리고도 범타로 처리하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3회부터는 안타 1개만을 내주는 완벽한 피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투구에 대해 “홈런만 안 맞으면 100점 만점인데 홈런 맞아서 80점만 주겠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는 “홈런 맞은 다음에 더 집중하고 더 강하게 나갔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도 내 스타일대로 던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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