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등 양적완화로 증시 활황…올 760억弗 순유입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가진 투자자라면 환매를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을 떠나 선진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 등의 양적완화가 ‘약효’를 내면서 관련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들은 물가상승에 발목 잡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못 쓰고 있어서다.
○올 들어 일본 증시 급상승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의 시행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 지난해 9월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를 발표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OMT) 조치를 내놓으면서 풀린 돈이 일부 실물지표 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도 1월 아베 신조 총리의 취임 이후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시마모토 코지 소시에테제네랄 도쿄지점장은 “미국 양적완화에 따른 온기가 주택시장 등에 전해지고 있으며, 일본도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선진국 증시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흥국들은 고질적인 물가상승에 부딪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쓰기 힘들다.
2월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친 러시아의 세르게이 이그나톄프 중앙은행 총재는 정부가 요구한 금리 인하 요구에 반대했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 가운데 돈을 풀면 물가상승만 야기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러시아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7%로 중앙은행 목표치(6%)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도 연 6%, 인도는 8%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어 섣불리 돈을 풀기 힘들다.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큰 중국에서도 경기부양과 관련된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18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과 비슷하다”며 “지금처럼 돈을 계속 풀면 2014년께는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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