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민원이 증가한 것은 물을 정화하는 ‘수처리 사업’이 악취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돼온 탓도 크다. 악취가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분뇨나 하수를 정화하다 보니 찌꺼기에서 악취가 더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 것. 수처리업체 한미엔텍의 임동혁 사장(60·사진)은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는 수처리 시설을 조성하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며 “2만달러를 넘어선 지금은 높아진 삶의 질에 걸맞은 환경을 가꾸는 게 이슈”라고 말했다.
한미엔텍은 활성탄 흡착법이나 바이오 필터법 등 기존 공법과 달리 악취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악취처리 신기술로 올해 매출을 전년 대비 50% 증가한 150억원을 잡고 있다. 임 사장은 “수처리 공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는 미생물 덩어리인데 이게 썩으면서 악취를 유발한다”며 “찌꺼기를 부패하지 않는 미생물로 전환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환경부 신기술 인증을 받았고, 특허도 8건 출원했다. 국내에선 고질적 악취로 악명이 높은 마산·창원 하수처리장을 비롯해 경주(경북) 담양(전남) 부산 학익(인천) 가좌(인천) 중랑(서울) 등 전국 60여곳에 신기술을 적용한 악취 처리를 했고, 해외에선 중국 허베이성 신구하수처리장과 윈난성 하수처리장에서 신기술 시공을 하고 있다.
임 사장은 “우리나라도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중국처럼 악취 처리에 예산을 할당해야 한다”며 “매립지 등에 뚜껑을 덮는 미봉책으로는 쾌적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남=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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