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적격대출' 동났다

입력 2013-04-08 17:55   수정 2013-04-09 03:03

SC·씨티·경남 등 판매한도 소진
주택금융公 "은행별 할당 조정"

< 적격대출 : 장기고정금리 주택대출 >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적격대출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일부 은행에서 대출한도가 소진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은행별 한도를 재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 씨티 경남 등 3개 은행은 주택금융공사에서 배정받은 적격대출의 판매한도 4조7000억원을 대부분 소진해 이달 안에 판매를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최저 10년에서 최장 35년까지 분할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기·고정금리 대출상품이다. 주금공이 MBS(주택저당증권) 발행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은행들이 개인 고객에게 판매한 적격대출의 채권을 되사는 구조다.

하지만 주금공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MBS 발행물량에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주금공은 올해 사들일 수 있는 대출채권을 13조원으로 정하고 은행별로 배정했는데, 스탠다드차타드 씨티 경남은행 등이 한도에 관계없이 대출수요를 소화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적격대출 한도까지 왔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올 들어 7조원가량 판매돼 아직 6조원 정도 남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6조원도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시중은행들이 올해 적격대출을 판매한 뒤 아직 주금공에 넘기지 않은 채권 규모가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금액까지 감안하면 주금공이 사들일 수 있는 대출채권의 여력은 4조5000억원으로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적격대출을 더 팔고 싶어도 배정받은 한도를 감안해 영업하고 있다”며 “이제 적극적으로 판매한 뒤 할당량을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금공은 지급보증 여력을 확충해 MBS 발행잔액을 아예 늘리는 방안과 국민, 우리 등 판매한도에 여유가 있는 은행들의 적격대출 할당량을 다른 은행에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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