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했을 뿐인데, ‘생리통ㆍ자궁질환’은 왜?

입력 2013-04-10 09:36  


[이선영 기자] 봄 날씨에 나른해지기 쉬운 요즘, 오히려 긴장을 더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하늘한 시폰 블라우스에 드러나는 군살이며 미니스커트 뒤태가 자꾸만 신경 쓰이는 여성들이 그 주인공이다. 때마침 인기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은 다이어트 비책이라도 전수하듯 야채샐러드만 달고 살고, 시상식 드레스를 입기 위해 일주일을 굶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외모 가꾸기에만 치중하는 사이, 정작 중요한 여성의 몸속에는 이상신호가 켜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과도한 다이어트는 생리통 및 자궁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기린한의원 김택 원장은 “대다수 여성들의 다이어트 방법으로 주로 애용되는 무리한 운동이나 과일, 야채 등을 이용한 원푸드 음식 섭취, 무조건 굶기는 물론 다이어트 후 입는 얇거나 꽉 끼는 옷차림 등은 자궁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주의를 주었다.

심한 다이어트로 기력 허약해진 것이 원인

살이 빠지는 것과 생리통 및 자궁질환(자궁근종, 난소낭종, 내막증 등)은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한방에서는 기력이 허약해지는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무리한 운동과 영양 부족으로 기혈이 부족해지면 자궁으로 가게 되는 기혈의 순환이 부족해지고 정체되면서 통증 및 자궁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상하게 생리기간이나 그 후에도 은은한 통증이 지속되고, 생리통을 심하게 겪기도 한다. 물론 비만이 심한 경우라면 체중을 감소하는 것이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허나 그렇지 않다면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꾸준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안 먹고 뺀다’는 식이요법에 치우쳐 평소 야채, 과일, 물만 달고 사는 것은 자궁 건강엔 독이다. 생리기간 중 익히지 않아 차고 냉한 성질의 음식을 많이 먹으면 생리양이 적고 색이 탁해지며 덩어리도 나온다.

아랫배가 차갑고 창자가 꼬이는 듯한 통증을 겪으며 생리 후라도 상쾌하지 않다. 이럴 때는 따뜻한 것을 먹거나 따뜻하게 해주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입는 자신 있는 옷차림도 생리통 및 자궁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미니스커트나 허리를 드러낸 옷차림은 자궁을 찬 환경에 노출시키고 스키니 진 등은 자궁 내 혈액순환을 방해해 어혈과 덩어리를 유발함으로써 생리통 및 자궁질환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에 성공했더라도 몸에 꽉 끼는 옷은 삼가고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는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생리 전이나 생리 중에 짧은 하의를 입고 싶다면 반드시 스타킹과 속바지를 챙겨 입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무리한 다이어트도 안했는데 생리통, ‘자궁질환’ 확률 높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한 것도 아닌데 생리통이 심해졌다면 통증의 원인이 다른 데 있을 수 있다. 자궁은 무리한 다이어트에도 영향을 받지만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자궁환경이 나빠지면 불필요한 어혈이 형성되고 이 어혈과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해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자궁과 골반 내의 기질적인 병변으로 인해서 생긴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자궁내막증 등 자궁질환에 의한 것일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엔 습관처럼 진통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반드시 발병원인을 찾아 조절하고 몸 상태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궁질환 중에서도 난소낭종은 주로 30대~50대 여성들에게 나타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여성들에게 제일 많이 발생하는 종양 중 하나다. 난소 안에 주머니 같은 혹이 생기는 병으로 가임기의 젊은 여성에게는 ‘물혹’이라고 불리는 기능성 난소낭종이 가장 흔하다.

기능성 난소낭종의 원인으로는 찬바람, 내상(신체내부의 이상),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을 들 수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커지면 복통이 오거나 압박감이 생기며 배에 혹이 만져진다. 또 불규칙한 자궁출혈, 하복부 출혈, 복수 등이 생길 수 있다.

더 오래되면 배가 터질 듯이 아파지면서 대소변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지기도 한다. 또는 발열과 구토를 동반한 하복부의 극심하고 갑작스러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같은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으면 이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택 원장은 “난소낭종이 심해져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난소 적출수술이나 낭종적출술, 흡입술 등을 받게 되는데, 이때는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되며 재발할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난소 적출을 할 경우 피부노화, 골다공증, 탈모 등 몸의 전반적인 노화가 촉진되고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난소낭종은 한방치료가 좋은데, 기능성 난소낭종과 장액성 난소낭종 초기, 점액성 난소낭종 초기일 경우 한방치료와 생활 및 식습관 개선을 병행한다.

보통 난소낭종이 발생할 경우 관찰만 하다가 일차적으로 난소낭종 적출수술을 하지만 재발이 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는 않는다. 한방치료를 받으면서 초음파검사, MRI 촬영 등을 통해 변화를 추적검사 하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해야만 하는 난소낭종의 경우에는 수술 전 체력보강과 난소낭종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한방치료를 한 후에, 수술 후 재발방지와 후유증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어혈분산, 난소기능강화, 스트레스해소, 면역력강화를 위한 한약치료가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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