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발레 블랑

입력 2013-04-10 17:31   수정 2013-04-11 04:27

백조·영혼들이 펼치는 환상적인 무대…현실에 지친 힘든 삶 힐링하는 기회로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taejichoi3@hotmail.com>



발레 하면 많은 사람들이 ‘백조의 호수’를 떠올릴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발레로 선정되기도 한 ‘백조의 호수’는 발레 블랑(ballet blanc)의 대표작이다. 발레 블랑은 프랑스어로 하얀 발레를 뜻한다. 얇은 흰색 천 의상을 입은 무용수의 발레를 가리키는 용어로 ‘지젤’ ‘백조의 호수’ ‘라 바야데르’가 대표작이다.

세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낭만 발레의 정수를 보여주는 ‘지젤’은 1841년 파리오페라발레단이 초연한 작품으로 마을처녀 지젤과 귀족 알브레히트, 그리고 지젤을 짝사랑하는 마을청년 힐라리온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 죽음을 다룬 이야기다. 사랑하는 알브레히트에게 배신당한 지젤은 그 충격으로 죽음을 맞게 되고, 알브레히트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지젤 무덤가에 찾아간다. 2막의 무덤가 장면이 발레 블랑의 대표 장면으로 손꼽히는데, 그 이유는 윌리(처녀귀신) 24명이 무릎까지 내려오는 흰색 로맨틱 튀튀를 입고 몽환적인 군무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 중 하나인 ‘백조의 호수’는 1895년 러시아 황실발레단이 초연한 작품으로, 악마 로트바르트의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 밤에는 공주로 변하는 오데트와 그런 오데트를 사랑하는 지그프리트 왕자와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2막 호숫가에서 펼쳐치는 24마리 백조들의 군무다. 흰색 클래식 튀튀를 입은 24마리 백조들의 날갯짓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는 1877년 러시아 황실발레단이 초연한 작품으로 인도 사원의 무희 니키아와 니키아를 사랑하는 젊은 전사 솔로르, 그리고 솔로르를 사랑하는 감자티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에 관한 이야기다. 솔로르를 사랑한 니키아는 감자티 아버지인 라자의 계략에 의해 죽게 되고, 솔로르는 자신 때문에 죽게 된 니키아를 그리워하면서 꿈을 꾼다. 코르드발레(군무)의 진수를 보여주는 3막에선 새하얀 32명의 망령이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무대를 가득 메우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환영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한 무대에 32명의 무용수가 등장하는 작품은 ‘라 바야데르’가 유일하다.

발레 블랑 작품들의 특징은 흰색 의상을 입고 여러 명의 무용수들이 현실세계가 아닌 꿈속을 엿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으로, 현실이 아닌 귀신들의 세계, 백조들의 세계, 망령들의 세계를 표현한다.

요즘 많은 분이 현실에 지쳐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런 발레블랑 작품들을 통해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힐링할 수 있길 바란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taejichoi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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