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금융부실 우려와 신용등급 하락

입력 2013-04-10 17:44   수정 2013-04-10 21:56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의 위안화 표시 장기채권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중국 지방정부와 금융권의 부채 증가속도가 위험해 중앙정부의 구제 금융이 필요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이유다. 중국이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한 곳으로부터라도 신용등급 강등조치를 받은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올라가기만 했던 중국 신용등급의 하락인 만큼 우리로서는 관심있게 볼 수밖에 없다.

피치는 중국 금융권의 여신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총여신은 2008년 GDP의 125%에서 지난해에는 198%까지 높아졌다. 총여신의 증가도 문제지만 피치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섀도 뱅킹’으로 불리는 비은행 여신이었다. UBS는 중국 섀도 뱅킹 규모가 GDP의 45%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도 어렵다.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도 중국 섀도 뱅킹의 확산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며 대폭발을 경고하기도 했다. 지방정부 부채도 골칫거리다. 중국은 2009년 이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지방정부에 경기부양을 독려해왔지만 그 여파로 지방정부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지방정부의 부채는 12조8500억위안으로 GDP의 25%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중국의 금융부실이 국가적인 경제 위기로 번진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중국 부동산 및 증권시장에 연쇄적 파장을 미치면서 중국 경제 전체가 큰 소용돌이에 휩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에도 치명적이다.

물론 중국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금융 부문에 대한 국가관리 시스템이 아직은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이다. 피로증후군을 보일 단계다. 제조업 가격 경쟁력은 낮아지고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 역시 떨어진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거품도 문제다. 국제 금융시장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도처에 지뢰밭이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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