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채 총장은 지난 9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총장 권한을 일선에 대폭 위임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일선에서 확실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은 채 만연히 구속기소부터 무혐의 처분까지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는 식의 보고서를 보내 총장의 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증거판단 내지 혐의유무 판단은 일선과 대검 주무부서가 협의해 내린 결론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 총장은 “총장은 정책 결정이 필요한 중요 사안에 국한해 결심하고 큰 방침을 정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검 중수부가 폐지되는 등 검찰권한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앙집권식으로 운영돼온 검찰을 바꿔보겠다는 채 총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채 총장은 또 종북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도 천명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대남공작과 선전선동이 더욱 노골화되면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대공수사에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향후 민생범죄 척결에 속도를 낼 것도 예고했다. 채 총장은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각종 제보와 의혹 제기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철저히 수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침해사범 특별단속기간이 6월 말 종료된다”면서 “서민생활의 안정이 피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 가시적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채 총장은 이같은 방침이 담긴 글을 최근 검찰 내부통신망(이프로스)에 게시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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