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성능은 높이되 가격은 낮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올 하반기 출시한다.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리는 SSD 보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승부수다.
이에 따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지며 SSD 시장이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작년 SSD로만 2조원대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는 올해 50% 이상 성장을 노리고 있다.
○칩 8개로 128GB SSD 만든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10나노급 128Gb(기가비트)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다고 11일 발표했다. 단일칩으로 세계 최대 용량이다. 이 칩 8개면 128GB(기가바이트) SSD를 만들 수 있다. 지난해 11월 64Gb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5개월 만에 용량을 2배로 늘렸다.
이 칩은 또 TLC(3중셀) 기술을 적용했다. 셀 한 개에 데이터 3개를 저장하는 기술로, 셀 1개당 1개 데이터만 저장하는 SLC, 2개를 저장하는 MLC에 비해 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용량 확대가 쉽고 값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력으로 안정성을 MLC 급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이 낸드를 채용한 SSD를 개발해 하반기 시판할 계획이다. 128GB 제품이 10만원대 이하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하반기에 값을 낮춘 SSD를 출시해 대중화 속도를 높이겠다”며 “이 SSD가 울트라북에 채용되면 울트라북 값도 500~800달러대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28GB 기준 10만원이 넘는 SSD 값이 10만원 밑으로 하락하면 HDD 대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울트라북 수요도 촉발시킬 수 있다. SSD를 탑재한 울트라북은 2011년 하반기 출시됐지만 100만원을 넘는 가격 탓에 보급 속도가 느렸다.
○시장 커지는 SSD
차세대 저장장치 SSD는 시장이 불쑥불쑥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전년에 비해 30~40% 떨어지면서 시장 규모가 7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SSD 시장이 올해 107억달러, 2016년엔 207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억달러는 작년 낸드 시장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2010년 수백억원 규모였던 매출이 2011년 1조원,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4월 HDD 사업부를 시게이트에 매각한 뒤 SSD에 전념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는 경쟁자인 인텔의 안방인 미국 소매 시장에서도 1위에 올라섰다.
시장조사회사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 SSD 소매 시장에서 점유율 24.8%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1월엔 점유율을 29.9%까지 높였다. 작년 1월 7.3%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1년 만에 4배 이상 키운 것이다. 반면 2위인 OCZ는 작년 1월 25.1%에서 올 1월 18.31%로 내려앉았고, 3위인 인텔은 15.6%에서 14.8%로 떨어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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