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g에 66만원' 미니 골드바 열풍

입력 2013-04-11 17:36   수정 2013-04-12 04:55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30대 후반의 직장인 A씨는 11일 한 귀금속 매장에서 10g짜리 골드바 세 개를 처음으로 구매했다. 당분간 팔지 않고 적어도 10년 이상은 ‘묻어 둘’ 생각에서다. A씨는 “귀금속 투자는 억대 자산가들이나 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개에 70만원 정도인 10g짜리 골드바가 나와 있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지금까지 주식이나 펀드 위주로 투자했지만 장기투자 차원에서 골드바도 조금씩 사 모으려 한다”고 했다.

금이 절세와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귀금속 투자가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A씨처럼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금을 사 모으는 장기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10~100g짜리 골드바를 구입하거나, 골드바보다 값이 훨씬 저렴한 실버바 투자에 눈뜨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지난달부터 국민은행을 통해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한국귀금속쓰리엠은 규격별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10g, 37.5g, 100g, 1㎏으로 나뉜 네 가지 규격의 골드바 판매량이 예상과 달리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에서도 100g 골드바 판매량이 1㎏ 골드바보다 8배 많았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골드바를 찾는 소비자가 대부분 우수고객(VIP)이긴 하지만 7000만원이 넘는 1㎏ 골드바보다는 700만원대 초반인 100g 골드바를 많이 산다”고 전했다.

연령대가 낮아질 수록 골드바보다 가격이 저렴한 실버바를 많이 찾는 흐름도 뚜렷하다. 금에 비해 가격 부담이 훨씬 낮은 은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을 기준으로 골드바 1㎏ 가격은 7000만원 선인 반면 실버바 1㎏은 120만원대였다. 서울 종로3가의 은 전문매장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은은 구슬 형태의 그래뉼로 거래됐지만 실버바 인기가 높아지면서 단일 품목으로 통일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귀금속업계는 골드바 열풍이 침체됐던 거래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로의 한 귀금속상은 “금 한 돈 시세가 10만원이었을 때나 20만원일 때나 우리에게 판매 건당 남는 이익은 1만원대로 비슷하다”며 “금 열풍이 불면서 거래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여서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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