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아버지가 바라는 폭력없는 세상

입력 2013-04-11 17:44   수정 2013-04-11 21:49

아버지의 이름으로 │ 김종기 지음 │ 은행나무 │ 268쪽 │ 1만2000원


가방을 들어주기는 예사였다. 선배들은 운동화와 점퍼를 빼앗고 차비까지 강탈해 수십 차례나 집까지 걸어가야 했다. 집단폭행으로 안경은 열 번 넘게 깨졌고, 담배를 피우라는 ‘명령’을 어기면 담뱃불로 지짐을 당했다. 폭행사실을 알리면 집에 불을 지르고, 누나를 망쳐버리겠다는 협박이 이어지면서 고민은 깊어졌다.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아이는 결국 홀로 외로이 죽음을 결심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18년 전 학교폭력으로 열여섯 살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쓴 책이다. 삼성과 신원 등 굴지의 기업에서 밤낮없이 발로 뛰며 일했던 아버지는 어느 해 6월 출장지 베이징에서 비보를 전해들었다. 반듯하고 성실해서 친구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고 인기가 좋았던 아들, 눈이 참으로 선했던 아들, 고된 일상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줬던 아들 대현이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비극을 겪은 뒤 저자는 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죗값을 치르기 위해 학교폭력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도 만들었다. 이 책은 아들을 잃고 보내야 했던 ‘칼날 위의 시간’들과 학교폭력에 맞서 싸운 시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학교폭력에 맞서 싸우는 과정은 가시밭길이었다고 토로한다. 학교폭력이라는 말 자체도 부인하는 사회에서 이를 예방하겠다는 한 개인의 몸짓은 너무 작고 하찮았다. 그럼에도 그는 학표폭력 관련법을 만들고 학교폭력 SOS지원단을 활성화하는 한편 교육·시민운동을 벌여왔다. 저자는 평범한 가정 그 어디에나 닥쳐올 수 있는 학교폭력의 위협을 막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대현이처럼 홀로 외로워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모든 아이들이 폭력 없는 세상에서 행복을 꿈꿀 수 있도록.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 임창정 "아내한테 무릎 꿇고 빌어" 폭탄 발언


▶ '외출하고 돌아온 아내의 속옷 검사를…' 경악


▶ "아이돌 女가수 성접대 가격은…" 폭탄 고백


▶ 배우 김형자 "곗돈 20억 사기 친 가수는…"


▶ 박시후 고소한 A양, 연예인 지망생 이라더니…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