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한국화이자 바이엘코리아 등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지난해 무더기 영업적자를 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다국적 제약사들의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1500억원 이상 다국적 제약사 14개사 가운데 6개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곳도 8개사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다국적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한국와이어스, 로슈진단 등 3개사에 그쳤다.
상위 ‘빅5’의 실적악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1위 다국적 제약사인 GSK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6.5% 줄어든 4732억원이었고 영업적자도 249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1986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이다.
2, 3위인 한국노바티스, 한국화이자도 매출이 각각 3.2%, 7.5% 줄었다. 화이자는 144억원의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 2011년 18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이엘코리아도 16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실적이 나빠진 것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지난해 4월 정부의 보험적용 대상 약가 일괄인하(평균 14%)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월 이전에는 특허가 끝나더라도 오리지널 약은 종전 가격의 80%를 받았으나 지난해 4월부터는 특허 만료 첫해 70%만 받고, 이듬해부터는 복제약과 같은 53.5%만 지급받는다.
GSK 관계자는 “상당수 의약품이 특허가 끝났지만 신제품은 준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가인하 정책이 더해져 최악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국내 시장에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내놓은 중위권 업체들은 매출이 늘었다.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를 유한양행과 공동 판촉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은 매출이 18% 증가했다. 독감환자 급증으로 타미플루 판매가 늘어난 한국로슈도 20%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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