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NHN 대표(사진)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초대석에서 “오프라인의 전통상권은 시간과 거리의 한계가 있지만 인터넷에선 클릭 한 번으로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며 “인터넷에서의 골목상권 논쟁은 그 고유한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NHN이 최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자 ‘골리앗’인 NHN이 골목상권까지 침범한다고 문제를 제기한 벤처업계에 대한 답변이다.
김 대표는 “매일 변화하는 인터넷 시장은 당장 내일도 내다보기 어려운 곳”이라며 “지난해 처음으로 PC 사용 시간이 2년 전보다 줄었고, 모바일에선 카카오톡이 사용 시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C에선 뭘 찾으려면 네이버로 검색했지만 모바일에선 야식집을 찾을 때 ‘배달의 민족’ 앱을 여는 등 검색 패턴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PC 검색에선 점유율이 70%에 이르지만 모바일에선 더 이상 1위 사업자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NHN은 이런 위기감을 바탕으로 최근 모바일 전문 자회사인 ‘캠프 모바일’과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자회사 ‘라인플러스’를 세웠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에서 대기업은 나쁘고 중소기업은 좋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네이버는 굉장히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백과사전을 만들기 위해 1년에 몇백억원씩 투자하고, 웹툰 작가들에겐 다양한 수익을 안겨준 사례도 소개했다. 정보기술(IT) 인력 육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인터넷 광고도 대부분 45만명에 이르는 소상공인이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변명하자면 NHN은 국내 벤처 신화의 상징”이라며 “제2, 제3의 NHN을 만들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카카오를 세운 김범수 의장을 비롯해 NHN을 나간 사람 중 상당수가 창업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를 페이팔 마피아에 비유했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 출신들이 꾸준히 창업을 하며 벤처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빗댄 말이다. 유튜브를 만든 스티브 챈이 대표적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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