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프랜차이즈 CEO]떡볶이 팔아 연 400억 … 나상균 죠스떡볶이 대표

입력 2013-04-12 13:39  

자영업자 6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2030 젊은층도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을 겪는 2030 세대들이 구직 대신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공한 2030 프랜차이즈 대표들로부터 창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제약사 영업맨서 연매출 400억 원 프랜차이즈 대표로
"떡볶이 장사하면 결혼 못 한다" 주위 만류에도 한길 고집



나상균 죠스떡볶이 대표(37)는 6년 전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제약사 영업·마케팅 부서에서 일했던 그는 2007년 서울 안암동의 한 떡볶이 가게를 찾은 후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당시 친구들 모임이 있어 안암동에 갔다가 맛과 서비스가 모두 엉망인데 장사가 잘 되는 떡볶이집을 봤어요. 인근 대학인 고려대 커뮤니티를 가보니 대부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내 기준으로맛있게 만들어도 저 집보단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나 대표는 곧바로 사업 준비에 돌입했다. 맛있다고 소문난 떡볶이 가게 40~50곳을 찾아다니며 메뉴를 개발하고 안암동 먹자골목에 23m²(약 7평) 규모의 자리를 얻었다. 공구 한 세트를 빌려 내부 인테리어부터 간판까지 직접 작업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작은 가게에서 매달 6000만~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가맹점을 열고 싶다고 찾아오는 고객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장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가맹 1호점을 냈다.

"장사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기로 결정했죠. 물류와 제품 생산 등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입지 선정과 매장 관리에 나섰습니다. 고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대형 식품업체에 공을 들였죠. CJ제일제당오뚜기가 지원해줘 죠스떡볶이 전용 기름과 튀김가루 등을 받게 됐어요."

죠스떡볶이 가맹점은 1년 만에 30개를 넘어섰다. 2011년 120개, 2012년엔 270개로 급증했다. 올 4월 현재 300호 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400억 원을 넘어섰다. 가맹점에선 점포당 하루 평균 100만 원, 월 3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분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아딸,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등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그가 택한 것은 '2030 여성'과 '매장 관리'.

"떡볶이를 좋아하는 2030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마니아층 만들기에 집중했어요. 립스틱이 지워지지 않도록 떡은 짧게 만들고 매운 맛을 강조해 기억에 남도록 했죠. 또 관리인력을 영업 직원들보다 2배 더 뽑아 매장 관리에 신경을 썼어요. 맛이 아닌 브랜드를 생각하고 찾는 맥도날드처럼 브랜드 인지도 쌓기를 최우선으로 둔 거죠."

올해는 유통구조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식재료의 중간유통을 없애 메뉴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나 대표의 목표다.

제약사 영업맨에서 연매출 400억 원대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한 그는 2030 예비 창업인들에게 '초지일관(初志一貫·처음 품은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감)'을 강조했다.

나 대표는 "떡볶이 장사를 시작한다고 할 때 주위 사람 모두가 반대했지만 내가 판단한 것을 믿고 그대로 추진했다" 며 "속도, 크기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이 본 가능성에만 일관되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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