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는 지난해 3만4106대를 판매해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했다. 2009년부터 4년 연속 1위다. 매출도 1조7278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하지만 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전성기를 이끌어 낼 정도로 국내에서 높은 판매 신장을 이어왔다. 2010년 1만6789대, 2011년 2만3293대로 매년 30~40%씩 가파르게 증가했다. 순이익도 2010년 479억원, 2011년 50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이 늘었는데도 순익이 적자로 돌아선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BMW코리아 측은 환율 변동에 대비해 사전에 매입한 유로화(선물환) 가치의 폭락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통화선도거래 손실이 623억원으로 2011년(227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도 감소세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0년 1419억원에서 2011년에는 3분의 1 수준인 467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354억원으로 100억원가량 줄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자동차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같은 독일 브랜드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순익은 늘어났다. 벤틀리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폭스바겐그룹 산하 3개 브랜드로 구성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5444억원, 순이익 435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219억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BMW코리아가 환율 대응에 실패해 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BMW코리아는 환율 변동부담을 한국법인이 지지만, 우리는 원화결제를 하기 때문에 독일 본사에서 리스크를 떠안는다”고 말했다.
누가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을 부담할지는 각 회사의 방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수입차를 가장 많이 판 회사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로 적자를 기록할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업이 이익을 내야 세금도 낼 수 있고 고용도 창출할 수 있다. 과도한 환변동 손실 부담이 자칫 한국 사업의 과실을 독일 본사로 빼가는 결과라는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BMW는 해외 현지법인과의 환관리 기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최진석< 산업부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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