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 스콧은 윌리엄스의 풍부한 경험을 최대한 활용했다. 윌리엄스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캐디로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성기를 함께하며 72승을 함께 만들어낸 베테랑이다. 그 가운데 메이저대회는 13승, 마스터스에서만 3승이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은 윌리엄스에게 네 번째다.
스콧은 4라운드를 시작하기 전부터 “옆에 놓인 가방에 바위를 두고 있는 것처럼 윌리엄스는 믿음직하다”며 그에 대한 믿음을 표현했다. 승부가 연장전으로 이어지면서 윌리엄스의 경험은 더욱 빛을 발했다. 연장 2차전 10번홀 그린에서 3m 거리의 퍼트를 앞두고 윌리엄스를 찾았다.
스콧은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어두워져 그린이 잘 보이지 않았다. 윌리엄스를 불러 퍼팅 라인을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나의 눈이었다”며 윌리엄스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콧은 윌리엄스의 조언대로 마지막 퍼트를 성공시키며 2009년 마스터스 우승자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를 누르고 마스터스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윌리엄스는 우즈의 전성기를 함께하면서 캐디로서 최고의 시절을 보냈다. 72승을 거두는 동안 승리의 스토리를 만들어갔다. 좋지 않은 기억도 있었다. 우즈의 사진을 찍은 카메라를 빼앗아 물에 던지는가 하면 필 미켈슨에게 욕을 하며 스캔들을 만들기도 했다.
우즈가 성추문을 겪은 뒤인 2011년 7월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윌리엄스와의 결별을 선언, 둘의 관계는 복잡해졌다. 해고되기 전부터 윌리엄스는 우즈가 부상으로 경기를 쉬는 사이 스콧과 호흡을 맞추며 우즈의 심기를 건드렸다. 우즈를 떠난 직후인 2011년 8월 스콧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표현으로 우즈를 자극하기도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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