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영국의 엔지니어링회사 에이멕(AMEC)과 제휴, 발전 프로젝트 사업을 강화한다. 발전 기본설계 분야의 세계적 회사인 에이멕과 손잡음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사우디 라빅 발전프로젝트 수주 등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연주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15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사미르 브리코 에이멕 최고경영자(CEO)와 오찬회동을 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에이멕은 세계 40개국에 2만9000명의 임직원을 둔 에너지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다.
정 부회장은 “에이멕은 핵발전소, 화력발전소 등의 설계에서 세계적인 회사”라며 “삼성물산과 함께 협력해 전 세계 발전 사업에 공동 진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지내다 2010년 삼성물산으로 옮겨왔다. 최근 3년간 엔지니어 500명을 충원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며 발전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발전 사업에서 설계·구매·시공(EPM)을 모두 맡은 것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의 슈웨이핫2 사업이 처음이었다. 지난해부터는 사우디 쿠라야 민자발전사업을 따내는 등 가스 석탄 원전 등 대부분의 발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물산은 현재 2조원 규모의 사우디 라빅2 발전 수주를 위해 경쟁 중이다. 3조원 규모인 사우디 슈퀘이크 중유발전소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서도 뛰고 있다. 또 사우디 지잔 발전소, 터키 티리칼레 복합화력발전, 핀란드 원전(SK건설, 한수원과 컨소시엄) 등의 수주를 추진 중이다. 정 부회장은 “원전 사업이 침체라고 하지만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은 계속 원전을 짓고 있다”고 사업전망을 밝게 봤다.
발전 기본설계는 삼성물산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한국 건설사들은 시공에선 탁월한 경쟁력을 갖췄지만, 기본설계(어떻게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지 구조를 설계하는 작업) 경험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멕과의 협력으로 삼성물산은 이런 약점을 메울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에이멕과 함께 900㎿ 규모의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를 짓는 영국 돈 밸리(Don Valley)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프로젝트가 취소돼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사 간 관계는 발전했고, 이번에 포괄적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정 부회장은 건설사들의 해외 저가수주 논란과 관련, “삼성물산은 저가수주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시장에 대해 공부부터 하고 들어간다. 1년 이상 시장을 알고 수주에 나서야 하는데, 수주부터 하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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