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에코르네스 공장 가보니…"리클라이너 하나로 글로벌 강소기업…사무용 시장 공략"

입력 2013-04-16 16:50   수정 2013-04-16 22:44

노르웨이 에코르네스 공장 가보니

개당 300만~500만원…전세계 800만개 팔려
연봉·복지도 최고 수준




1960년대 말 노르웨이 침대·소파 생산업체 에코르네스의 창업주 옌스 에코르네스는 ‘TV를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 당시는 노르웨이에서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TV에 열광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장시간 TV를 시청하기엔 소파가 다소 불편했다.

옌스 에코르네스는 연구를 거듭하다 1971년 해답을 찾았다. 자동차 시트가 뒤로 넘어가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레버 없이도 최대 170도까지 등받이가 젖혀지는 ‘리클라이너 의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이들은 제품에 ‘스트레스리스(Stressless)’란 이름을 붙였다. 낮에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 돌아와 편안한 의자에 앉아 해소한다는 뜻이다. 가격은 300만~500만원이다. 하루평균 생산량은 1700여개.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800만개를 넘어섰다.

1934년 설립된 에코르네스는 노르웨이 1위 가구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5500억원이었다. 세계 45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스트레스리스 의자는 노르웨이 서해안의 소도시 시킬번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다. 시킬번 주민 7000여명 중 1000명이 에코르네스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내놓은 사무용 리클라이너 의자는 출시하자마자 미국 등에서 주문이 밀려들었다. 아베 에코르네스 연구·개발(R&D) 총괄책임자는 “이미 2000여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했다”며 “고객의 니즈에 귀기울인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르네스 구매 고객의 대부분은 35~45세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가정에서보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다. 에코르네스는 이 점에 착안, 사무실에서도 편안한 자세로 일할 수 있도록 사무용 제품을 개발했다. 기존 가정용 제품과 달리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이르면 오는 11월께 한국에서도 사무용 리클라이너 의자를 출시할 계획이다. 에코르네스는 1999년 한국 시장에 진출, 에이스침대를 통해 유통·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리클라이너 의자 시장 규모는 900억원. 이 회사는 시장점유율 15%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베 에코르네스는 “한국 시장 내 매출은 매년 30% 이상 늘어나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근로시간이 긴 편이라 사무용 리클라이너 의자 역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으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루나 호건 마케팅 총괄책임자는 “아시아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구매 잠재력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향후 2~3년 내에 아시아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들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1억원에 달한다. 고소득 국가인 노르웨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직원을 해고한 적이 없다. 정년은 67세로 정해져 있지만 직원이 원하면 70~80세가 돼서도 다닐 수 있다.

아베 에코르네스는 “직원들이 스트레스가 없어야 사람들에게 편안한 의자를 만들어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킬번=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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