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기운 없는 홍삼시장

입력 2013-04-17 17:29   수정 2013-04-18 00:32

재고쌓여 실적악화…금산인삼농협 문닫아
지역 농협마다 '비명'…홍삼시장, 마이너스 성장



“솔직히 자존심이 상합니다. 인삼 하면 금산 아닙니까.”

전국 12개 인삼농협 가운데 조합원 수 기준으로 2위(2936명)인 충남 금산인삼농협이 규모가 훨씬 작은 백제인삼농협과 합병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17일 실시했다. 금산인삼농협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착잡한 표정으로 “합병도 합병이지만, 장사가 안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인삼 농사 시작한 지 10여년이 지났는데 요즘 같은 불황은 처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어려움 겪는 인삼농협

금산인삼농협뿐 아니라 대부분 인삼농협이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유통업체 식품담당 바이어는 “소비자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가장 많이 사는 240g짜리 홍삼 농축액이 17만~19만원 수준”이라며 “가격대가 부담스러워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때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는 품목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지원’(금산), ‘천삼장’(백제), ‘삼누리’(충북) 등 자체 브랜드로 인삼을 판매 중인 지역 인삼농협들은 최근 1~2년 새 매출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금산인삼농협의 지난해 상품매출은 205억원으로 전년(432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전국 인삼농협 가운데 최다 조합원(3807명)을 보유한 충북인삼농협도 지난해 상품매출이 304억원에 그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역농협뿐 아니라 KGC인삼공사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1%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었다.

김이권 금산인삼농협 조합장은 “관할 지역 내에 750g짜리 수삼 5만채(12억5000만~15억원어치) 정도를 보관할 수 있는 60평짜리 창고 가운데 수삼이 안 팔려 가득 차 있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금산구청에 따르면 군 내에 위치한 인삼 저장창고는 1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산인삼농협의 경우 전임 조합장이 수억원대의 횡령혐의로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운영과정에서 잡음이 불거 지기도 했다.

○구조조정 ‘신호탄’되나

1922년 설립된 금산인삼농협과 백제인삼농협의 합병을 계기로 인삼농협 간 구조조정이 본격화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산인삼농협과 백제인삼농협 간 합병은 2003년 옛 영동인삼농협과 충북인삼농협 합병에 이어 10년 만에 일어난 구조조정이다. 인삼업계에서는 다른 곳과 합병하는 인삼농협이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당수 인삼농협들이 금산인삼농협과 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4억2000만원), 경기동부(-4000만원) 등 주요 인삼농협들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상황이다.

생산원가 상승과 변덕스러운 날씨로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조합 출자금이 줄어드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개성인삼농협의 경우 출자금이 지난해 2억6000만원 감소했다. 충남 금산군 남일면에서 인삼농사를 짓는 김현배 씨는 “작년까지 하루 8만~10만원 수준이었던 성인 남성 하루 인건비가 올해는 12만~15만원으로 최대 2배 가까이 뛰었다”며 “생산원가가 급증하면서 9만9173㎡(3만평) 이상의 대형농가 외에는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금산=강진규/송종현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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