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차로 커피전문점에 도전장 낸 청년, 연매출 40억 원 프랜차이즈 대표로
삼성, LG 입사 마다하고 청년사업가 한우물만
2009년 7월 서울 종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의 손에 커피가 들려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 꼴인 커피전문점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커피 열풍 속에 커피전문점들 사이에 7m²(2평) 규모의 한방찻집이 문을 열었다. 개점 직후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 달 뒤엔 이야기가 달라졌다. 하루 500명이 가게를 찾았다.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졌다. 이 작은 가게는 3년 뒤 7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한 해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했다.
한방차로 커피전문점 시장에 도전장을 낸 주인공은 최승윤 오가다 대표(29).
"당시 군대를 제대하고 종로에 나갔는데 '이거다' 싶은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식사 후 음료를 마시는 문화가 조성됐으니 커피보다 몸에 좋고 맛있는 음료가 있으면 장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한방차를 커피 만큼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브랜드 포지셔닝하고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최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평범한 직장인이 되길 원하는 부모님에게 사업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구직자로서 경험을 하기 위해 여러 대기업에 입사지원도 했다. 삼성과 LG그룹 계열사엔 최종 합격하기도 했다.
결국 대학 때 모은 5000만 원을 토대로 초기 자본 1억 원을 마련했다. 무교동에 작은 점포를 냈다. 디자인 전문가, 한의사 등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가게 인테리어를 하고 메뉴를 개발했다.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코피가 흥건할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지만 개점 첫 날 결과는 충격적이었죠. 손님이 한 명도 없었어요. 마음을 다잡고 오는 손님의 이름과 즐겨 찾는 메뉴, 메뉴에 대한 피드백 등을 적어 놓고 외웠죠. 대학 응원단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가게 앞에서 춤을 추기도 했어요. '감동 서비스' 덕분에 하루 방문 고객이 한 달 만에 500명으로 늘었죠."
그는 개점한 지 9개월 만에 가맹점을 냈다. 가맹점을 낼 수 있냐는 문의가 끊임 없이 들어왔다. 몇몇 가맹 희망자들은 프랜차이즈 준비가 될 때까지 무상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
점포 수는 3년 만에 70여개로 늘었다. 매출은 매년 2배씩 증가했다. 2010년 10억 원이던 매출은 2011년 27억 원, 2012년 40억 원으로 뛰었다. 일본과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 대표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올해는 점포 수 100개, 매출 10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를 '제2 창업기'로 정했습니다. 점포를 30평대 이상 카페형으로 열 예정입니다. 선릉, 인사동, 서대문, 분당 서현 등 주요 상권별로 카페형 매장이 들어서고 있죠.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해외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평범한 구직자에서 연매출 40억 원대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한 그는 2030 예비 창업인들에게 '도전 정신'과 '자신감'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도전 정신을 갖고 남들이 하지 않는 시장을 찾아봐야 한다" 며 "도전하는 것에 자신이 가진 철학을 접목시켜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청년 창업인들은 부족한 인적 네트워크, 자본금 등 한계점만 찾는 경향이 있다" 면서 "부족한 것에 대해 고민하기 보단나이와 체력 등 청년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심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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