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가면 시차 적응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시차 문제없이 숙면을 취했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실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대의 호라시오 데 라 이글레시아 생물학과 교수팀은 지난 1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쥐들을 평소보다 3시간 늦게 잠들게 한 후 뇌 신호를 파악했다. 그러자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는 단계인 ‘렘(REM)’ 수면과 관련된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개 잠이 들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밤낮 주기를 바꾸면 이 단계까지 가지 못하고 선잠을 자게 된다. 이는 뇌 부위의 ‘시신경교차상핵’에 교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시신경교차상핵은 수면 깊이를 관장하는 부위로 육체적 피로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
시차로 수면 주기가 바뀌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데 이는 시신경교차상핵에 일시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이글레시아 교수는 “쥐에게 3시간 차이는 사람으로 치면 뉴욕과 파리의 시차인 6시간 정도 차이에 해당한다”며 “숙면을 취하고 꿈을 꿀 수 있는 단계까지 가려면 5~6일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차로 인해 살이 찔 수도 있다. 미국 뉴욕 성 루크루스벨트 병원과 컬럼비아대 공동연구팀이 지난해 30~45세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다. 이들은 밤낮 주기가 바뀌자 평소보다 10~20%가량 많은 음식을 섭취했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몸무게가 증가했다.
연구팀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생체 리듬이 깨져 평소보다 자주 배고픔을 느낀다”며 “신진대사율은 더 떨어져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逆)의 상관관계도 성립한다. 지방과 탄수화물 섭취가 많을수록 렘수면에 빠질 확률이 줄어든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음식을 많이 먹게 되고 이후에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외국에 가면 시차 적응이 될 때까지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짜고 단 음식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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