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보스턴 MIT서 총격 사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용의자들을 18일 공개 수배했다. 폭발 직전 현장에 있던 남자 두 명의 사진과 동영상을 일반에 공개한 것. 이에 시민들의 협조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FBI가 유력한 용의자들(사진)의 사진을 확보하고도 이들의 이름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사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FBI는 이날 각각 검은색과 흰색 야구모자를 쓴 두 명의 남자가 배낭을 멘 채 마라톤 코스를 따라 관중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모습이 찍힌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FBI는 “이 사진들이 찍히고 몇 분 후에 두 개의 폭발물이 터졌다”며 “두 명 중 한 명이 결승점에 폭파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FBI는 이어 “공개하지 않은 동영상에는 이들이 폭탄이 터진 뒤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은 백인이고 나머지 한 명은 백인이 아닌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리처드 데스로리어스 FBI 보스턴 지부장은 시민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용의자들은 무장했을 가능성이 크고 매우 위험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절대로 직접 잡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FBI가 사진을 공개한 것이 수사에 진척이 없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에 얼굴인식 기술을 제공하는 모포 트러스트의 짐 앨버스 수석 부사장은 “수사 당국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용의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확인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뜻한다”며 “아마도 확보한 사진의 해상도가 낮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 텍사스주 웨스트시에서 발생한 비료공장 폭발 사고는 이번 테러와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캠퍼스에서 이날 오후 10시30분께 총격 사건이 발생, 경찰관 1명이 숨졌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캠퍼스 주변에서 용의자를 찾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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