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이친호르러(74)라는 할머니가 지난해 대전 선병원에 왔다. 고관절이 붙어 1년 이상 앉아서 생활해왔는데, 선병원의 배려로 무료수술을 받았다. 선두훈 선병원 이사장(정형외과 전문의)의 집도로 수술과 40일간의 치료를 받은 뒤 걸을 수 있게 됐다.
이 사실이 몽골 국영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몽골 환자들이 매달 수십명씩 선병원을 찾고 있다. 몽골을 포함, 러시아 중국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 20여개국에서 지난해 2514명의 해외 환자가 이 병원을 찾았다. 2011년 854명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적극적인 해외마케팅에 따른 것이다.
선승훈 선병원 의료원장과 이 병원 국제진료팀은 지난해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계 11개국 30여개 도시를 방문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부다비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중국 등지에서 의료설명회를 개최했다. 해외환자를 위해 국별 현지인 13명을 안내인으로 채용했다.
지난 16일 이 병원을 찾은 알리 아바이드 알 알리 아부다비 보건국장은 선병원 재단회장 윤방부 박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선병원에 환자를 보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알리 국장은 “의료 수준과 장비뿐만 아니라 음식과 통역 등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 환자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병원에 대한 병원설립 지원요청도 줄을 잇고있다. 선 원장은 “중국의 한 제약그룹 경영자가 우리 병원을 찾아와 검진과 치료를 받아본 뒤 ‘베이징 병원 건립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최근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지 선정부터 병원 설계, 의료진 구성 등 종합적인 병원설립 노하우를 컨설팅해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국립섬유회사 비나텍스는 이동검진버스 설계 및 운영을 요청해 와 이규은 행정원장이 지난 17~19일 호찌민을 방문,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비나텍스의 연간 검진인원은 17만명에 이른다.
선승훈 의료원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제약그룹은 검진 중심의 전문병원 설립을 요청해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찾는 모든 사람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한다는 경영철학을 설명했더니 반응이 아주 좋았다”며 “의료 허브도시를 내건 대전시와 협력해 해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병원 경영 노하우 수출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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