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1년] 수유시장 한가운데 SSM의 협업 '윈윈'

입력 2013-04-21 17:05   수정 2013-04-22 03:13

대형마트·시장 상생모델


“오늘은 외상으로 하면 안 돼?”

19일 오전 서울 미아동 수유시장에 있는 한 분식집. 가게 주인 조만제 씨는 튀김용 기름을 배달하러 온 롯데슈퍼 수유점 직원에게 농담처럼 외상을 요구했다. 롯데슈퍼 직원은 멋쩍게 웃으며 가져온 물건을 내려놓았다. 조씨는 “기름, 종이컵, 튀김가루 등은 슈퍼에서 사고 어묵, 떡은 전통시장에서 산다”며 “2007년 롯데슈퍼가 들어온 뒤 시장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흔히 전통시장 상권을 침해해 중소 상인들을 어렵게 만드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미아동 수유시장은 대형마트와 SSM이 고객을 대규모로 끌어들여 주변 상권을 살리는 협업시스템이 가동되는 곳이다. 롯데슈퍼 수유점은 시장 한가운데 있다. 본래 시장 상인이 운영했는데 경영난에 시달리자 롯데슈퍼에 매각했다. 롯데슈퍼는 이곳에서 공산품 등을 주로 팔고 신선식품도 전통시장에선 잘 팔지 않는 것으로 제한하는 전략을 택했다. 롯데슈퍼 옆에서 달걀을 파는 김홍녀 씨는 “롯데슈퍼에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 시장에서 신선식품 등을 사 간다”며 “젊은 주부들도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장재혁 롯데슈퍼 수유점 대리는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에서 사고, 가공식품은 슈퍼에서 구입하는 손님이 많아 매장의 제품도 공산품 위주로 배치한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이런 손님들을 위해 슈퍼에서 구입한 물건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에서 산 물건도 집으로 배달해준다.

최만수/유승호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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