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해운업, 5월 운임인상 승부 "지금 요금 수준으론 올해도 적자 불가피"

입력 2013-04-21 17:38   수정 2013-04-22 04:01

컨테이너 운임 지수, 여전히 1100대 머물러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유럽 노선 운임인상 추진




국내 1,2위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올 하반기 컨테이너운반선 운임 인상을 추진한다. 적자 구조 탈출을 위한 승부수를 꺼내들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다음달부터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을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2월을 제외하고 지역별로 나눠 운임을 인상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미주 서안구간 운임을 컨테이너당 320달러(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기준), 미주 동안 구간은 480달러 각각 올렸다.

업계 2위 현대상선도 오는 5월 유럽구간 운임 인상에 들어간다. 서부해안 구간을 컨테이너당 700달러(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 기준) 올릴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 구간 운임을 지난달 700달러, 이달 550달러 각각 올리기로 했지만 화주와의 협상 결렬로 실패했다. 아시아 구간도 300~500달러 인상 계획을 갖고 화주와 협의를 시작했다.

컨테이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매출을 결정짓는 주력 사업 부문이다. 작년 매출에서 컨테이너가 차지하는 비율은 한진해운 80%, 현대상선 70% 정도다. 컨테이너 운반 요금은 중국발 컨테이너운임지수(CCFI) 등 노선별 운임지수를 기본으로 화주별로 따로 협상해 결정한다.

컨테이너는 화물의 종류와 노선 길이, 경유 여부에 따라 운임이 천차만별이다. 선사들의 이번 운임 인상 폭을 정확히 가늠할 순 없지만 기존 대비 10%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컨테이너 부문에서 연중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시기는 중국의 춘제 이전(4분기 말~ 1분기 초)과 미국의 추수감사절 이전(2분기 말~3분기 초)이다.

작년에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딘 탓에 두 회사가 나란히 1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연간으로 한진해운은 1098억원, 현대상선은 5096억원 각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선사들은 올해도 흑자 전환이 힘들 것이란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 CCFI지수는 작년 5월 1300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한 이후 1100대에서 머물고 있다. 올해 춘제 경기가 예년같지 않았던 탓이 컸다. 증권사들은 두 회사가 올 1분기에도 각각 600억~7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두 회사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그리스 선사에 매각했으며, 현대상선도 29만DWT(실을 수 있는 수)급 유조선을 팔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주 일부 노선의 경우 컨테이너선을 채우는 비율(소성률)이 90% 중반에 달해 요금 인상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요금인상이 만만치 않고, 수익성 개선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각 화주와 협상해야 하고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인상요금이 적용되기까진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운임을 올려 수익 개선을 노리고 있지만 작년 말부터 컨테이너 운임을 몇 차례 올린 뒤라 추가 인상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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