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코뿔소·치타 함께 사는 리얼 야생 사파리

입력 2013-04-21 18:14   수정 2013-04-21 22:34

삼성에버랜드 사파리
로스트밸리 개장 2년 동안 500억원 투자
150마리 다양한 동물들
수륙양용차로 근접 관람




오랜 옛날 인간과 동물은 같은 땅에서 평화롭게 살았다. 인간 소녀 미르와 아기 백사자 도토는 가족처럼 친한 친구였다. 그러나 인간과 동물의 수가 늘어나면서 먹이와 영토를 놓고 싸움이 벌어졌다. 동물의 왕이자 도토의 아버지인 타우가 죽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난 나머지 동물들은 평화의 땅 로스트밸리를 발견한다. 동물이 떠난 인간 세상은 살기가 힘들어졌고 외롭게 변해갔다. 외로움에 지친 미르도 로스트밸리를 향해 떠난다.

삼성에버랜드(everland.com)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런 이야기로 구성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Lost Valley)’를 지난 20일 개장했다. ‘살아 숨쉬는 자연학습장’을 표방한 로스트밸리는 2년 동안 약 500억원을 투자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사파리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현재 운영 중인 ‘사파리월드’와 함께 2개의 사파리를 보유하게 됐다. 전체 사파리 면적도 현재의 2배 규모인 약 2만3000평(7만5000㎡)으로 늘어났다.

○수륙양용차로 동물 20종 150마리 관람

로스트밸리는 바위·협곡·동굴·사바나 등 7개 테마 존으로 구성돼 있으며 관람객들은 약 12분30초간 로스트밸리 탐험대원이 돼 20종 150여마리의 동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근접 관람할 수 있다. 로스트밸리는 자연과 가장 비슷한 동물친화적 공간으로 조성됐다. 동물들의 활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철망 등의 장벽을 없앴다. 바위, 협곡, 동굴, 수로, 호수, 폭포, 늪지대 등 각각의 동물이 서식하는 야생의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생태친화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관람 형태도 달라졌다. 동물들이 사는 곳에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그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한 ‘몰입 전시기법’과 동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관람할 수 있게 한 ‘프리 레인지 전시기법’을 새롭게 도입했다.

테마파크 최초로 수륙양용차를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대부분의 사파리가 버스나 트럭 등 육상 교통수단으로 관람하는 것과 달리 로스트밸리에선 수륙양용차를 타고 육지와 물 위에서 동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 특성에 맞게 평지뿐만 아니라 경사지, 늪지 등 동물들의 서식지와 흡사하게 전시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수륙양용차가 아니면 근접 관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량에 탔을 때 눈높이가 3m가량 되기에 평지에서는 동물을 위에서 아래로 관람할 수 있고, 물에서는 차량이 1.6m가량 물에 잠겨 아래에서 위로 관찰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동물을 바라볼 수 있다. 고급 요트의 선체 소재로 사용되는 유리강화플라스틱(GRP)으로 차체를 만들어 금속 재질의 차량보다 더 튼튼하다고 한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동거

로스트밸리에는 세계적 희귀동물인 코뿔소와 백사자,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바위너구리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산양, 바바라양, 일런드, 세이블앤틸롭 등 신비로운 초식동물들이 전시된다. 초식동물인 코뿔소와 육식동물인 치타, 앙숙관계인 사자와 하이에나 무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에버랜드 측은 “이들보다는 초식동물끼리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적응시키는 게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말하는 코끼리로 유명한 ‘코식이’와 세계 최고의 출산기록을 보유한 기린 ‘장순이’ 등 에버랜드 스타 동물들도 함께 전시된다.

로스트밸리 개관과 함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7월부터 운영된다. 평소 방문하기 어려운 동물사 관람, 동물 먹이 주기 등을 사육사의 설명과 함께 체험하는 ‘백사이드 체험프로그램’과 1시간 동안 코끼리, 기린 등 대형 초식동물을 코앞에서 관찰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생생체험교실’이 진행될 예정이다.

○편의시설 보강…사파리월드도 업그레이드

관람객의 편의를 고려한 시설 설계도 주목된다. 차량에 타기 직전까지 유모차를 끌고 이동할 수 있도록 이용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한번에 120대의 유모차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유모차 보관소도 설치했다. 관람을 위한 대기공간도 볼거리가 넘친다. 땅코뿔새, 바위너구리 등 9종 100여마리 동물들도 로스트밸리 입구와 대기 동선에 전시된다. 미니화단과 정원도 조성해 쉴 수 있게 했다. 로스트밸리 입구에는 백사자와 치타를 형상화한 ‘탐험가 크림볼’, ‘플라밍고 하트번’ 등 사파리 콘셉트의 이색 메뉴를 맛보는 스낵바가 마련돼 있다. 출구에는 750종의 기념품을 살 수 있는 테마 선물가게도 운영 중이다.

에버랜드는 사파리월드도 한층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백사자, 벵골호랑이, 하이에나 등 9종 80마리의 맹수들을 15분 동안 관람하고 로스트밸리 지역까지 사파리 버스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병학 삼성에버랜드 전무는 “로스트밸리는 에버랜드가 지난 37년간 사파리월드를 운영하며 쌓은 동물관리·보호 역량과 운영 노하우로 만들어진 명품 사파리”라며 “동물을 전시해 놓고 관람하는 ‘인간 중심형 동물원’에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 환경에서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생태 몰입형 동물원’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031)320-5000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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