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태국 아유타야, 1000개의 찬란한 佛心…'천의 얼굴' 부처를 만나다

입력 2013-04-21 18:24   수정 2013-04-21 23:30

태국 아유타야

영욕의 세월 품은 아유타야…화려한 왕들의 여름 별장 방파인
동남아 호령하던 영광의 상징…나무에 갇힌 불상은 전쟁의 흔적
물 뿌리며 건강·행운 기원…물의 축제 송끄란도 이색적




태국의 새해는 물과 함께 시작된다. 태양력이나 서력을 쓰는 나라들과 달리 태국에서는 4월13일이 새해 첫날이자 송끄란 축제의 시작일이다. 봄이 이슥해진 4월에 새해가 시작된다니 좀 생뚱맞은 감이 있지만 물의 축제인 ‘송끄란(Songkran)’의 어원이 산스크리트어로 ‘이동’ 또는 ‘장소 변경’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옛날 태국 사람들은 4월13일을 태양의 위치가 바뀌는 날로 생각했던 것이다. ‘송끄란’이란 말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감사와 존경, 헌신과 사랑 등이 어우러진 단어다. 조상을 숭배하고 가족에게 헌신하며 부처와 그를 따르는 승려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듬뿍 담겨 있는 것이다.

◆건강·행운 기원하는 송끄란 축제

송끄란 축제는 본래 태국 북부 지방의 란나 왕조가 오랫동안 지켜온 새해맞이 축제였다. 이후 송끄란은 태국 전역으로 퍼져 전국 단위의 축제가 됐다. 송끄란 축제일이 되면 태국 전역은 물바다가 된다. 태국 국민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축원해주고 더위를 타지 않기를 기원한다. 송끄란 축제가 그저 물장난이나 즐기는 놀이라고만 생각해선 곤란하다. 태국 사람들에게 송끄란 축제는 전통적인 믿음에 바탕을 둔 오래된 문화의식의 하나여서다.

송끄란 축제는 불교국가답게 부처와 함께 시작된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에서 이름을 딴 왓포(보리수)사원에서 불상에 물을 끼얹으며 송끄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예전에는 송끄란 축제와 함께 하는 불상이 하나였지만 축제가 현대화되면서 월요일부터 일요일을 상징하는 7개의 불상이 놓여졌다. 불상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앉아 있는 부처, 고고한 모습으로 서 있는 부처, 비스듬히 누워 있는 부처도 있다. 삶의 모습이 같지 않은 것처럼 부처의 모습도 시시때때로 바뀌는 것일까. 축제 기간에는 사원을 깨끗이 청소하고 불상을 정결하게 한다. 아무리 행복한 축제 기간이어도 절대 어겨서는 안되는 금도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나 물을 뿌려도 상관없지만 수행 중인 스님들에게는 절대로 물을 뿌려서는 안 된다.

송끄란 축제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숨어 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 근처 촘폰이라는 마을에 어여쁜 처녀가 살고 있었다. 자태가 너무나 고왔기에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그중에서도 마을에서 같이 자란 총각 두 명이 그녀를 열렬히 좋아했다. 처녀에게 선택받은 사람이 배우자가 되기로 두 사람은 약속했다.

어느 날 촘폰 마을을 지나던 왕이 어여쁜 처녀를 보고 왕비가 돼주기를 간청했다. 처녀는 흔쾌히 결혼을 승낙했다. 존귀한 사람과의 결혼은 마을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자랑이었기 때문이다. 처녀를 좋아했던 두 총각은 연적(戀敵)이 도저히 대적할 수 없는 상대라는 사실에 절망했다. 둘 중 한 총각은 마침내 무서운 계획을 세웠다. 왕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살해 계획을 전해들은 또 다른 총각은 이를 왕에게 고했고, 왕은 고마움의 보답으로 마을에 큰 잔치를 베풀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축제가 송끄란의 기원이 됐다고 한다.


◆번성했던 아유타야 왕조의 슬픈 그림자

송끄란 축제의 들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다면 오랜 역사의 향기가 은은하게 묻어 있는 아유타야 유적지를 찾아보자. 방콕에서 2시간 정도 외곽으로 나가면 태국 왕조 중 가장 번성했던 아유타야를 만날 수 있다. 유적지라고 하지만 아유타야는 마치 전쟁의 상흔에서 이제 막 빠져나온 것 같다. 불상은 목이 잘렸고 불두(佛頭·불상 머리)가 사원 곳곳에 나뒹군다. 심지어 어떤 불두는 나무 등걸 속에 파묻힌 채 세월을 견디기도 한다. 아유타야 왕조는 한때 천하를 호령하던 제국이었다. 1350년 우퉁 왕에 의해 건설돼 1767년 미얀마(버마)의 침략으로 몰락하기 전까지는 동남아 일대 최대 무역국가이자 곡창지대였다. 문화적으로 앞서 있어 무수한 예술품과 건축물을 남겼다. 특히 불교 유물은 태국의 역대 왕조에서도 두드러지고 독특하다. 아유타야에는 번영했던 역사를 보여주듯 사원만 1000개를 넘는다.

‘아유타야에 가면 하루 9개의 사원을 방문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 닿는 곳마다 사원이 세워져 있다. 하루 9개의 사원을 방문한다 해도 실상 1000개의 사원을 다 돌아보려면 100일 이상 걸리니 방대한 규모를 능히 짐작할 만하다. 아유타야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실상 어디를 방문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사원들의 분위기가 비슷해 그 역사나 유래를 모르면 금세 질려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의깊게 돌아보면 불상의 모습도 조금씩 다르고 저마다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유타야 유적지 중 꼭 둘러볼 만한 곳은 왓 프라 시 산펫 사원. 방콕의 에메랄드사원과 어깨를 견줄 만큼 아름답고 아유타야 유적지 중 규모가 가장 큰 사원이다. 3명의 아유타야 왕을 모시기 위해 15세기에 세워진 아유타야 왕궁 내에 있는 왕실사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3개의 높은 쩨디(불탑)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왓 프라 시 산펫이 있던 자리로 전에는 170㎏의 금을 입힌 높이 16m의 불상이 서 있었다. 하지만 1767년 아유타야를 침략한 미얀마인들이 불상 표면의 금을 녹이기 위해 불상에 불을 지르는 바람에 녹아 없어졌다. 훼손당한 건 불상뿐만이 아니다. 수없이 많았던 쩨디는 대부분 부서졌고 겨우 3개의 쩨디만 아직까지 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보리수 나무뿌리에 묻혀버린 불상

왓 마하 탄은 14세기께 세워진 것으로 사원 여기저기에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과 머리만 남은 불상이 나뒹굴어 참혹했던 과거를 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채로운 것은 잘려나간 보리수나무 뿌리로 칭칭 감겨 있는 불상 머리다. 나무와 하나가 되어버린 불상은 인고의 세월을 염화시중의 미소로 이겨내고 있다. 불상이 훼손된 것은 비극이지만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아래 모셔진 모습은 그나마 다행이요, 남은 그 모습이 기이하고 아름답다.

왓 야이차이 몽콘도 빼놓을 수 없는 아유타야 유적지다. 아유타야 왕조의 초대 왕인 우텅 왕이 승려들의 명상을 위해 세운 야이차이 몽콘에는 정토세계의 부처들이 모두 모여 명상하는 것처럼 불상들이 줄을 지어 앉아 있다. 사원에는 높이 72m의 거대한 쩨디가 자리했다. 1592년 나레수엔 왕이 버마(현 미얀마)와의 전쟁 때 코끼리를 타고 맨손으로 버마의 왕자를 죽여 승리를 거둔 뒤 이를 기념해 쌓은 쩨디로, 버마가 세운 푸카오통 쩨디를 능가하려는 왕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한다.

아유타야 중흥기인 17세기에 세워진 방파인 별궁도 못보면 섭섭하다. 프라삿 통 왕이 세운 방파인 별궁은 일종의 여름별장이다. 이 별궁이 특이한 것은 건축양식 때문이다. 이탈리아, 그리스는 물론 고대 중국의 건축양식 기법까지 따와 동서양을 아우르는 건축양식의 종합전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여행팁 파파야·게 어우러진 쏨땀…태국인 즐겨찾는 샐러드

태국 마사지는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 유래했다. 기본 이론은 물론 체질에 따라 다른 오일을 사용하는 것까지 똑같다. 태국의 전통의학과 접목해 탄생한 것이 세계인이 즐겨 찾는 태국식 마사지다.

태국의 스파마사지숍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디와나’(6622366797~8)로 멋스런 2층 가옥에 우아한 분위기, 전문적인 마사지 솜씨가 가히 일품이다. BTS 아쏙역에서 걸어서 5분, 지하철 수쿰빗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인 태국식 새우수프 요리인 ?얌꿍은 시큼하고 매콤해서 처음에는 별로 입에 붙지 않지만 한 번 입맛을 들이면 그 맛을 좀체 잊지 못한다.

게가 들어간 매운 파파야 샐러드인 쏨땀은 태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매운 고추소스를 얹은 새우요리인 꿍팟프릭파우, 코코넛과 카레로 요리한 해물요리찜인 허목탈레 등은 향기뿐만 아니라 맛도 뛰어나다.

수쿰빗 소이22에 있는 임피리얼 퀸즈파크호텔(imperialhotels.com)은 지하철(MRT) 프롬퐁역 바로 앞에 있어 찾기도 편하고 시설도 깔끔하다. 태국정부관광청(tatsel.or.kr) (02)779-5417

태국(방콕·아유타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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