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링의 숨겨진 비밀

입력 2013-04-22 15:28  

[현대모비스가 들려주는 車 이야기]


곡선 구간을 달릴 때 자동차가 마음대로 제어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가지 경우에 따라 대처방법이 다르다. 첫 번째는 운전자가 원하는 조향각보다 차량이 덜 회전하는 상황이다. 이를 ‘언더스티어링’이라고 한다. 이때는 운전자가 스티어링휠(핸들)을 돌려도 차량의 앞바퀴가 원심력에 밀려 미끄러지면서 차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엔진과 구동축이 차량 앞에 위치한 전륜구동 방식에서 주로 나타난다. 차체의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앞바퀴에 작용하는 원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산 차량의 대부분이 전륜구동 방식이다. 언더스티어링 상황에서는 브레이크를 조금씩 밟아주면서 차체가 조향각을 제대로 회복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

두 번째는 이와 반대인 오버스티어링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조향각보다 차량이 더 많이 회전하는 상황이다. ‘슬립’이라고도 한다. 이때는 차량의 뒷바퀴가 원심력에 밀려 미끄러지면서 차체가 빙글 돌아간다. 엔진이 앞에 있고 구동축은 뒤에 있거나 엔진과 구동축이 모두 뒤에 있는 방식에서 주로 나타난다. 차체의 무게중심이 뒤쪽에 치우쳐 뒷바퀴에 작용하는 원심력이 커지면서 차량의 뒷부분이 크게 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오버스티어링은 해결 방법이 간단치 않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의 회전 반경이 더욱 커지면서 차체가 돌아가 위험하다. 이때는 스티어링휠을 코너의 반대방향으로 급하게 돌리는 카운터스티어링을 하거나 액셀에서 발을 떼었다 밟았다를 반복하는 액셀 워크를 해야 한다.

오버스티어링을 일부러 이용하는 운전자들도 있다. 레이서들이다. 좁은 길에서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코너링하기 위해서다. 이를 드리프트라고 한다. 고도로 단련된 레이서들은 ‘묘기’에 가까운 드리프트 기술을 이용해 뒷바퀴를 끌면서 기나긴 곡선구간을 빠져나간다.

고도의 훈련 후에 가능한 것으로 일반 운전자들은 따라해서는 안 된다. 최근 전자제어장치 발전으로 언더스티어링과 오버스티어링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바퀴의 회전 속도를 감시하는 TCS(Traction Control System)나 미끄러질 때 잠긴 브레이크를 다시 풀어주는 ABS, 꿈의 조향장치로 불리는 차량자세제어장치 ESC(Electric Stability Control) 등이 대표적인 제동장치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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