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유럽 1위 더모코스메틱 탐방…'아벤느' 제품 전량 온천서 생산

입력 2013-04-22 15:28  

아토피 강의·3주 치료 과정도 인기

미네랄 함유량 적은 온천수…건조증에 탁월한 효과…50년 만에 연 매출 3조원



프랑스 남부도시 카스트르(Castres)에서 출발한 버스가 시골마을을 병풍 삼아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린 지 2시간 반. 장막을 걷어 젖힌 듯 눈앞에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평지가 펼쳐졌다. 유럽 제1의 ‘더모코스메틱’(Dermo cosmetics·피부전용 화장품)업체이자 프랑스 2위 민간제약사인 피에르파브르의 아벤느(Avene) 온천이다.

1961년 카스트르의 소규모 약국에서 출발한 피에르파브르는 1975년 매물로 나온 아벤느 온천을 인수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아벤느’ 제품 전량이 이곳 아벤느 온천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벤느는 피에르파브르 더모코스메틱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핵심 브랜드다.

스티브 콩퀴 아시아·태평양 총괄담당은 “50여년 만에 연 매출 3조원대의 글로벌 제약·화장품 업체로 성장한 데는 아벤느 온천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피부질환 탁월 … 아벤느 온천수

아벤느 온천은 프랑스 내에서는 피부질환 치료에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1730년대 습진투성이 말이 계곡으로 사라진 뒤 며칠 만에 깨끗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인근 피부과 의사가 관심을 가지면서 일반에 처음 알려졌다고 한다. 아벤느 온천은 1871년 미국 시카고 대화재 때는 화상 피해자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공수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온천수에 미네랄 함량이 많은 게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피부질환에는 미네랄 함량이 적은 게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네랄 성분이 많으면 오히려 피부건성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마리 앙주 마르템시 아벤느치료연구센터장은 “아벤느 온천수는 180도로 가열했을 때 ℓ당 잔류미네랄이 다른 온천수의 2~3분의 1의 수준인 266㎎에 그친다”며 “이 때문에 피부 습진, 건선 등의 심각한 건조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피부진정과 소염작용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벤느 온천수의 온도는 25.6도. 치료시에는 이를 34도까지 끌어올려 사용한다. 처음 입욕시에는 다소 차갑게 느껴지는 온도다. 20분간 욕조에서 온천수 피부마사지를 받은 뒤 선 채로 10분간 분사 마사지를 받는 30분간의 과정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연간 피부치료를 위해 아벤느 온천을 찾는 환자는 3000여명으로 기본 과정은 3주에 걸쳐 진행된다.


○아벤느식 아토피 관리법

아벤느치료센터에서는 각 가정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아토피 트리트먼트’ 강의를 환자와 부모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목욕물 온도 관리에서부터 로션 바르는 법, 외출시 환부를 커버해주는 메디컬메이크업까지 다양하다.

물의 온도는 32~34도가 적당하다. 뜨거운 물은 피부 건조를 촉진해 염증을 심화하기 때문이다. 샤워 시간은 15분 내외가 적당하고 목욕시 가능한 뚜껑 하나 정도의 목욕용 유연제를 넣어 물을 중성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유연제는 가능한 향과 거품유연제 성분이 없는 게 좋고, 세척제는 계면활성제 등의 비누성분이 없는 ‘더모코스메틱’라인을 권했다. 샤워타월 대신 손에 세척제를 묻혀 닦는 게 덜 자극적이다.

샤워 후에는 수건으로 문질러 닦지 말고 누르는 식으로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보습은 샤워하자마자 몸이 약간 젖어 있을 때 손에 크림을 덜어 찍듯이 천천히 발라야 한다. 마르템시 센터장은 “아이들에게는 손에 크림을 발라 몸에 하얀색 무당벌레를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흥미를 유발해 가르치는 것도 좋다”며 “건조한 피부에는 양손을 비벼 보습크림을 데운 뒤 부드럽게 누르듯이 바르는 것도 요령”이라고 조언했다.


◆CEO인터뷰 - 에릭 듀크르노 피에르파브르 사장 "한국서 아토피재단 설립 할 것"

레알바 귀리 등을 사용…자연 존중하는 화장품…신개념 아토피약 선보일것

“화장품 회사가 더모코스메틱 제품을 만드는 것과 제약회사가 약을 만드는 철학을 담아 제조한 것과는 다르지 않겠어요?”

에릭 듀크르노 피에르파브르 사장(사진)은 “속도를 강조하는 화장품사와 달리 제약회사는 인내가 핵심 문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 카스트르의 피에르파브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피에르파브르의 제품은 천연 온천수나 오트(귀리) 등을 주 원료로 한다는 점에서 자연을 존중하는 동양의 음양원리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피에르파브르는 ‘식물학적 전문성(Botanical expertise)’을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아벤느 온천수 성분을 주재료로 한 아벤느 제품 라인뿐 아니라 레알바 귀리에서 활성 성분을 뽑아낸 ‘아더마’ ‘듀클레이’ 등 주요 제품이 모두 식품에서 추출해낸 원료들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피에르파브르 본사 인근에 식물연구소를 따로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물 보호 사업을 위한 클로란재단도 별도로 두고 있다.

피에르파브르는 조만간 식물 활성 성분과 온천수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아토피 치료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듀크르노 사장은 “오는 9월께 아토피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프랑스 등 유럽에서 출시한 후 한국에도 1년 이내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8년 동안의 연구와 임상 결과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왔다”며 “제품이 나오면 아토피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에르파브르는 지난 2월 한국에 피에르파브르 더모코스메틱(PFDC)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더모코스메틱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그는 “한국 지사 설립 이후 첫 프로젝트는 한국에서의 아토피 재단 설립이 될 것”이라며 “현재 준비 작업을 하고 있어 늦어도 연내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진출한 국가에 아토피재단을 설립하는 것은 피에르파브르의 CSR(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철학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피에르파르브는 지사 설립을 계기로 한국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듀크르노 사장은 “한국의 더모코스메틱 시장은 현재 15위권이나 5년 내에 10위권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사 설립 후 1년 이내에 한국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에르파브르는…약국서 출발…온천 인수로 더모코스메틱 진출

약사 출신인 피에르 파브르 현 회장이 1961년 고향인 프랑스 카스트르에서 시작한 약국이 기업의 출발점이다. 당초 제약회사로 시작했으나 아벤느 온천수 인수를 계기로 더모코스메틱 분야로 확장 전략을 펴 성공한 기업으로 꼽힌다. 피에르파르브 재단이 지분의 65%를 갖고 있고, 우리사주조합도 6.7%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프랑스에서는 보기 드문 지배구조다. 전 세계 140개국에서 제품이 팔리고 있으며 직접 진출한 주요 국가에서 아토피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매출 20억유로(약 3조원) 가운데 67%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매출 비중은 제약 48%, 더모코스메틱이 52%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그룹 의약품 매출의 25%, 더모코스메틱 부문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제약사업은 암 관련 비중이 85%를 차지하는 등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더모코스메틱 분야는 간판 제품인 아벤느를 비롯해 식물 활성 성분을 활용한 ‘아더마’ ‘듀클레이’ 등 3개 핵심 제품 외에 ‘르네 휘테르’ ‘클로란’ ‘갈레릭’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유한양행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으나 지난 2월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아벤느(프랑스)=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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