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 침몰사고 원인규명에 관한 과학적 분석 논문이 나와 그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이 총괄책임자로 2010년부터 수행해 온 타이타닉호 침몰사고 원인규명 작업에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선박해양플랜트기술연구원장) 팀이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스햄턴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첫 항해 중 4월 15일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1,510여 명이 사망했다. 이는 평화 시 해난사고 가운데 가장 큰 인명피해를 준 사고로 손꼽힌다.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1997년 영화 ‘타이타닉’을 발표해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영화 제작에 설정된 침몰사고 시나리오와 빙산과의 충돌 후 침수과정 및 선각 붕괴 메커니즘에 오류가 발견됐고, 캐머런 감독은 보다 과학적인 침몰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원인규명 작업에는 美 해군사관학교 제프 스테틀러 교수팀이 참여해 빙산과의 충돌 후 점진적 침수와 선각 굽힘모멘트 분포를 분석했다. 백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선각 붕괴강도 해석 프로그램인 ALPS/HULL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테틀러 교수팀과 함께 타이타닉호의 붕괴강도성능 해석과 붕괴침몰 가능성을 분석했다.분석팀은 빙산 충돌 후 선체가 중앙부에서 부러져 심해 4000m까지 침몰하게 된 과정과 타이타닉호 앞머리의 선체 피해가 뒷부분보다 심했던 이유 등 침몰사고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친 한편, 영화에서의 오류를 밝히는 데 필요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분석 결과, 타이타닉호는 좌현 선수부가 빙산과 충돌한 후 배 앞부분에 위치해 있는 보일러실이 급속도로 침수했으며, 그 결과 앞쪽으로 크게 경사했고 23도의 트림(선박이 길이방향으로 기울어지는 현상) 발생 후 호깅상태(선각이 위쪽으로 굽어지는 현상)에서 최대 굽힘모멘트가 발생했음이 밝혀졌다. 이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침몰 직전 선체가 직각을 이루었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23도의 기울기로 가라앉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이타닉호의 선각붕괴강도 성능은 침수 후 발생한 최대 굽힘모멘트의 94% 정도로서 작용 굽힘모멘트에 견디지 못하고 두 부분으로 부러져 붕괴 침몰했음이 밝혀졌다. 최근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은 논문 ‘Flooding and structural forensic analysis of the sinking of the RMS Titanic(타이타닉호 침몰에 대한 침수와 구조붕괴에 관한 과학적 해석)’을 마무리했다. 해당 논문은 백 교수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영국의 SCIE 국제저널 ‘Ships and Offshore Structures(선박과 해양플랜트)’ 6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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